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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수도권 ‘직매립 금지’ 시작…충청권에 쓰레기 떠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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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찬 기자 | 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1. 01. 18:48

올해부터 수도권 쓰레기 전량 소각·재활용
공공 소각 시설 여전히 부족…'늑장 행정'
민간 위탁 불가피…가까운 충청권 유력
"본인들 대란 막고자 지방에 책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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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연합뉴스
병오년 새해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종량제봉투에 담긴 서울·경기·인천 쓰레기를 땅에 묻지 않고 소각 또는 재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 소재 공공·민간 소각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수도권의 쓰레기 일부가 충청권 등 지방에 위치한 민간 소각장으로 떠넘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지방이 수도권의 '쓰레기통'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일상생활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선별 없이 그대로 매립지에 묻는 것을 금지하고, 소각 또는 재활용 후 남은 잔재물과 협잡물만 매립하도록 하는 제도다. 쓰레기를 묻을 땅이 점차 부족해지는 가운데, 2021년 당시 정부는 폐기물 감량과 자원순환 강화를 위해 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에 대한 직매립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매년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370만톤의 종량제 생활폐기물 중 50만톤가량은 지난해까지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돼 왔다. 올해부터는 해당 폐기물들도 추가로 소각해야 한다.

문제는 수도권 내 공공 소각 시설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수도권에 있는 32개 공공 소각 시설의 평균 가동률은 65~85% 수준이다. 아직 가동 여유분이 있는 것 같지만, 대부분 시설이 노후화돼 현재보다 가동률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모두 27건의 공공 소각 시설 확충 사업이 추진 중인데, 행정 절차나 주민 반발 등으로 지연되면서 2027년 이후에나 완공될 전망이다. 수도권 지자체가 제도 시행까지 4년의 기간이 있었음에도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민간 소각 시설을 대안으로 내놨는데, 이는 결국 수도권의 쓰레기가 다른 지역에서 처리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공공 소각 시설 용량이 부족해 생활폐기물의 일부나 전부를 민간 시설에 위탁해야만 하는 수도권 지자체는 33곳으로 파악된다. 수도권 내 민간 소각 시설은 21곳이다. 이들 지자체와 민간업체 사이에 계약이 원활하지 않거나 갑자기 폐기물이 늘게 되면 결국 선택지는 수도권 외 민간 시설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깝고 민간 소각 업체가 상대적으로 많은 충청권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민간 소각 시설이 전혀 없는 서울시 내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위탁계약의 경우 충청 지역의 업체들도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결국 수도권의 늑장 행정을 지방이 대신 책임지게 됐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소각 시설 인근 생활 피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쓰레기 소각으로 분진과 악취, 소각재 운반 과정에서의 환경 부담 등이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김형구씨(58)는 "자기들 쓰레기 대란 막자고 (지방에) 떠넘기는 꼴인데, 이게 식민지랑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이 흔들리면서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생활폐기물은 발생 지역의 지자체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현행 폐기물·자원순환 정책의 핵심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종량제봉투는 전국 공용이 아닌 시·군·구에서 따로 발급해 지역성이 강하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서 나온 생활폐기물이 유입될 경우 주민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으로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찬 기자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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