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지배력' 있을땐 하청 교섭권
정부 가이드라인에도 현장혼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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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의 뿌리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들에게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지자, 한 시민이 아이의 학원비를 아껴 4만7000원을 노란 봉투에 담아 보낸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3만명이 넘는 시민이 동참하며 '무분별한 손배소로 노동자의 생존권을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치권의 공방 속에 폐기와 재상정을 반복해 온 이 법안은 10년 넘는 논쟁 끝에 입법 문턱을 넘었고, 올해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사용자 정의를 규정한 제2조가 확대된다.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 원청 기업도 사용자로 본다. 이에 따라 하청 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쟁의 대상 역시 임금에 한정되지 않고 해고, 체불임금 등 이른바 '권리 분쟁'까지 포함된다.
제3조는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한다. 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할 때 조합원 개개인의 귀책 사유와 가담 정도를 따져야 하며, 과거처럼 노조 간부 전원에게 연대 책임을 물어 가산을 압류하는 방식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번 개정의 영향은 특정 사업장에 그치지 않는다. 원청·하청 구조가 일반화된 제조업과 건설업, 물류·플랫폼 산업 전반에서 수백만 명의 간접고용 노동자가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원청의 공정 통제력이 강한 산업을 중심으로 교섭 책임 범위를 둘러싼 해석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법 시행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실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원청이 하청의 작업 방식이나 안전보건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 등을 '실질적 지배력'의 예시로 제시했지만, 이는 법 해석의 참고 기준에 불과하다. 개별 분쟁의 최종 판단은 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 가려질 수밖에 없다.
법 시행 이후 가장 큰 변수는 사법부의 판단이다. '실질적 지배력'의 인정 범위와 원청의 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어디까지 제한할지 등은 모두 개별 사건을 통해 가려질 수밖에 없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노조법 개정의 취지는 대화 자체가 불법이 돼 극한 투쟁과 손해배상 소송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고, 하청 노동자에게 실질적인 교섭권을 보장해 대화의 장을 여는 데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