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마두로 사태는 예외 아닌 연장선"
과테말라·칠레·파나마로 이어진 개입의 계보
남미 넘어 중동으로...후세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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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작전을 천재적(Genius)이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기습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역사적 데자뷔가 겹친 날이다. 정확히 36년 전인 1990년 1월 3일, 파나마의 실권자였던 마누엘 노리에가가 미군에 투항해 미국으로 압송된 날이기 때문이다.
CBS뉴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마두로 체포가 미국의 긴 '남미 정권 교체' 역사와 정확히 맞물린 사건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개입주의를 더 노골적이고 강경한 방식으로 부활시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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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마두로와 노리에가의 몰락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는 점이다. 다만 두 사람이 미국과 맺어온 관계의 성격은 확연히 달랐다.
노리에가는 한때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으로 활동하며 미국의 중남미 전략에 협조했던 '변절한 우방'이었다. 반면 마두로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서 집권 내내 반미(反美) 기조를 유지하며 미국과 대립해 온 '오랜 적대자'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들 모두를 정치적 지도자가 아닌 '마약 테러(Narco-terrorism)' 범죄자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노리에가는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걷었고, 마두로는 마약 밀매 의혹으로 미국 사법 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그리고 결국 1월 3일이라는 같은 날짜에 미군의 직접 개입으로 체포돼 미국 법정에 서게 되는 '평행이론'적 결말을 맞게 됐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인 릭 크로포드 공화당 의원(아칸소주)은 성명에서 "오늘은 마누엘 노리에가 체포 36년 만에 서반구(Western Hemisphere) 역사에 남을 날"이라며 "미국은 카르텔이 우리 이웃 국가를 장악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CBS뉴스는 "마두로의 체포가 라틴아메리카에서 반복돼 온 미국 군사 개입의 긴 연장선 위에 있다"고 평가하며, 냉전 이후 중앙정보국(CIA)과 미군이 주도했던 주요 정권 전복 사례들을 다시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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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안보'와 '국익 보호'를 명분으로 중남미를 사실상 뒷마당처럼 다루며 반복적으로 개입해 왔다.
1954년 과테말라에서는 민주 선거로 집권한 하코보 아르벤스 구스만 대통령이 토지 개혁을 추진하자, CIA가 반군을 훈련·지원해 정권 붕괴를 유도했다.
이 개입은 '공산주의 확산 저지'와 함께 미국 기업 '유나이티드 프루트(United Fruit)'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음이 2003년 공식 문서로 인정됐다.
1961년 쿠바에서는 CIA가 훈련한 망명자 부대를 투입한 '피그스만 침공'이 실패로 끝나며, 미국 외교의 대표적 흑역사로 남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쿠바 정권 전복 시도는 장기간 이어졌다.
1973년 칠레에서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축출됐고, 미국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을 묵인·지원했다. 이 시기 수만 명의 반체제 인사가 실종되거나 희생됐다.
그리고 1989년, 파나마에서 벌어진 '정당한 명분 작전(Operation Just Cause)'은 오늘날까지 가장 상징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당시 조지 H.W. 부시 행정부는 2만7000명의 병력을 투입해 파나마를 침공했고, 노리에가는 바티칸 대사관에 숨어 있다가 1990년 1월 3일 투항했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대가는 혹독했다. CBS 등에 따르면 당시 작전으로 미군 23명이 전사했고, 3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파나마 측 민간인과 군인 사망자는 수천 명에 달한다는 비공식 집계도 있다.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치른 피의 대가는 미국 사회에 큰 트라우마를 남겼고, 이후 대규모 지상군 투입에 대한 신중론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CBS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베네수엘라 국내 정치의 변수가 아니라 미국식 '정권 교체' 전략이 트럼프 시대에 어떻게 재정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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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권 교체 시도는 남미에 국한되지 않았다. 아랍권 알자지라방송은 마두로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파나마의 노리에가와 함께 '미국에 의해 체포된 지도자'의 계보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1953년 이란에서는 CIA와 영국 정보기관이 공조한 '아약스 작전'을 통해 석유 국유화를 추진한 모하마드 모사데크 총리가 축출됐다.
2003년 이라크에서는 대량살상무기(WMD)를 명분으로 한 침공 끝에 사담 후세인이 체포됐지만, WMD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고 이후 이라크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이런 사례들은 '지도자 제거'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권력 공백과 지역 불안을 초래해 오히려 더 큰 비용을 남겼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 트럼프 '돈-로 독트린' 선언...반복되는 역사, 과거보다 노골적인 개입
이번 마두로 체포는 과거 사례들의 연장선에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돈-로 독트린'이라는 이름으로 공개 선언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먼로주의를 훨씬 능가했다. 이제 사람들은 이를 '돈-로 독트린'이라 부른다"며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처럼 은밀한 공작이나 간접 개입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직접 통치와 자원 관리까지 공개적으로 감수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법 집행(law enforcement)'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주권 침해 논란을 차단하는 동시에, 다른 반미 정권들을 향해 노골적인 경고를 보냈다.
쿠바계인 루비오 장관은 "내가 하바나에 살며 정부에 몸담고 있다면 적어도 조금은 걱정할 것"이라며 "이(트럼프) 대통령은 말만 하던 다른 대통령들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코카인 공장을 가지고 있다. 몸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마두로 사태가 단발성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날 마두로의 체포는 36년 전 노리에가의 투항과 정확히 겹치며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정권은 결국 제거된다'는 서반구의 냉혹한 역사가 다시 한번 반복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