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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 “전쟁기념관, 애국심 재충전하는 국가 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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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6. 01. 08. 07:00

백 회장, 전쟁기념관 콘텐츠 육성 역대 최다 관람객 이끌어
청년세대와 안보 문제 공감 노력…안보콘텐츠 생산 주체로
고향 경북에 힘 보탤 것…"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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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이 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사무동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백 회장은 "전쟁기념관을 기억을 현재화하고, 애국심을 충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전쟁기념사업회
2025년 전쟁기념관은 총 366만1559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2025년은 32년 전쟁기념관 운영사(史)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찾은 해로 기록됐다. 전년(2024년 307만4251명)과 대비해도 무려 58만7308명(19. 10%)이나 관람객이 급증했다.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 정적이고 지루할 수 있는 공간인 박물관에 국민들의 발길이 지속 증가한 배경엔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의 콘텐츠 중심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백 회장은 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사업회 사무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펜과 마이크를 든 전략가'라고 정의했다. 국방부 차관, 경북 구미 지역구 국회의원을 역임한 백 회장은 전쟁기념사업회장을 맡은 동안 '국가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해왔다.

백 회장은 전쟁기념관을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공간이 아니라, 동시대 국민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하는 메시지 생산 공간으로 인식했다. '전쟁기념관은 기억을 저장하는 곳이 아니라, 기억을 현재화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백 회장의 인식이 전쟁기념관 혁신의 출발점이었다.

1990년대에 설계된 전쟁기념관의 상설 전시는 텍스트 중심·연표식 설명에 머물러 있었고,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람객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웠다. 백 회장은 "아무리 의미 있는 유물도 설명 방식이 낡으면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는다"며 "'관람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이 문제를 핵심 질문으로 삼았다"고 했다.

백 회장의 문제의식은 기획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도로 이어졌다. 백 회장은 외부 학자 중심의 용역 방식에서 벗어나, 내부 직원이 기획과 평가의 주체가 되는 콘텐츠 생산 체계를 강조했다. 전쟁기념관 아카이브센터는 단순 자료 보관소가 아니라 콘텐츠 생산의 출발점으로 재설계됐다. 특히 해외 한국전쟁 자료 수집 방식은 상징적인 변화였다. 백 회장은 각국 도서관과 기념관, 한국전쟁 전문가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플랫폼 방식을 도입했다. 현지 실무자와 연구자를 부분 고용 형태로 연계하고, 내부 평가위원회를 통해 직원들이 자료의 가치와 활용 가능성을 직접 판단하도록 했다. 백 회장은 "학문적 완성도와 콘텐츠 활용성을 동시에 보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제 전쟁기념관의 아카이브는 연구를 넘어 전시와 교육으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자산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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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이 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사무동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백 회장은 "전쟁기념관을 기억을 현재화하고, 애국심을 충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전쟁기념사업회
청년 세대를 전쟁기념관 콘텐츠의 '대상'이 아니라 '생산 주체'로 끌어들였다. 백 회장은 "청년들이 안보에 무관심하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문제는 관심이 아니라 언어와 형식"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대상 '워리어 프로그램' '용산특강' 등은 청년들이 직접 전쟁기념관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도록 유도한 참여형 실험이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이 제안한 캐릭터 개발, 공간 활용 아이디어, 온라인 콘텐츠 기획은 실제 전시·홍보에 반영됐다. 백 회장은 "젊은 세대는 안보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실용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본다"며 "그 감각을 기념관 콘텐츠에 녹여내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안보와 역사는 체험과 공감의 영역이다." 백 회장의 이 신념은 전쟁기념관을 애국심과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정립하는 곳으로 만들었다. 전쟁기념관을 다녀간 국민이 대한민국 공동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고자 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는 동안 대한민국이 왜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나라인지 직관적으로 느끼도록 해야 했다. 백 회장은 "한국전쟁을 '민족사'가 아닌 국제 질서 속 사건으로 설명하는 콘텐츠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다국어 해설과 스토리라인 정비를 지속적으로 주문했다"며 "역사와 안보는 결국 콘텐츠의 문제다.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전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 인식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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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이 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파울 두클라스 주한페루대사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백 회장은 한국-페루 간 우정을 기념하는 특별전시 공동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전쟁기념사업회
백 회장은 국민들의 안보 인식이 '전쟁이냐 평화냐'로만 나뉘는 이분법적 프레임을 우려했다. 그는 안보를 둘러싼 정치적 편 가르기는 사회적 분열만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백 회장은 "전쟁과 평화는 대립 개념이 아니라 등가적 가치"라며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 곧 평화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미중 패권 경쟁에 대비해 한미동맹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글로벌 전략 변화 속에서 한국의 책임과 준비 수준은 더 높아져야 한다고 백 회장은 주장했다.

백 회장은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백 회장은 "지방은 지금 새로운 콘텐츠와 전략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기억의 콘텐츠화'를 추진했던 전쟁기념관처럼 백 회장은 고향 경북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백 회장은 "직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경북이 변화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시점인 만큼 역할을 요청받는다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람과 자원을 연결해 구조를 바꾸는 일로 고향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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