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 빠진 자리, 빅테크·플랫폼 기업 부상
전동화 시대 승부처는 '주행 성능' 아닌 '자율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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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CES 2026에는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43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차량 기술·첨단 모빌리티 부문에 속한 기업은 중복 응답 기준 800여 곳에 달한다. 참가 기업 다섯 곳 중 한 곳 이상이 모빌리티 관련 기업인 셈이다. 다만 전시장 분위기는 과거와 확연히 달랐다. 전기차가 급부상하던 시기와 달리, 완성차 업체의 존재감은 오히려 옅어졌다.
이번 CES에서 주요 완성차 참가 업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BMW, 소니혼다모빌리티, 중국 지리자동차 정도다. 글로벌 판매 1·2위를 다투는 토요타와 폭스바겐을 비롯해 GM·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는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기차 신차와 콘셉트카가 쏟아지던 과거 CES와는 다른 풍경이다.
완성차 업체의 이탈이 곧바로 모빌리티 산업 위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전기차 기술이 일정 수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 제조사들은 '다음 승부처'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AI 기반 자율주행이다.
전시장에서는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고성능 연산 플랫폼, 센서 융합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들이 눈에 띄었다. 완성차 대신 반도체·플랫폼·AI 기업들이 모빌리티의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장한 것도 이번 CES의 특징이다. 차량 자체보다 차량을 움직이는 '두뇌'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기술과 함께 미국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단순 콘셉트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주행 데이터와 실증을 바탕으로 한 상용화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엔비디아는 올해 처음으로 자율주행 차량 출시를 공식화하며 자율주행 AI 모델 '알파마요'를 공개했다. 중앙집중형 연산 구조를 기반으로 차량 내 주행·주차·안전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는 운전석과 핸들이 없는 로보택시 실물을 전시하며 완전 무인 주행 상용화 가능성을 부각했다.
독일 3사(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가운데 유일하게 CES에 참가한 BMW는 노이어클라쎄를 기반으로 한 첫 양산 모델 iX3를 공개했다. 외형보다 주목받은 것은 차량 내부에 탑재된 고성능 자율주행 슈퍼브레인이다. 이전 세대 대비 최대 20배 향상된 연산 성능으로 자율주행과 자동 주차 기능을 통합 제어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LG이노텍이 자율주행 콘셉트카 목업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센서·카메라·통신 부품을 통합한 자율주행 솔루션을 전면에 배치해, 변화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