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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수상 자격은 노벨상 창시자인 스웨덴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평화상만을 따로 주관하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노벨위원회는 첫 수상자를 배출한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기준에 따라 영광의 주인공들을 선정해왔다.
물론 수상자 선정 결과와 관련한 잡음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 베트남전 종식을 위한 파리평화협정 체결을 견인했지만 이를 위해 협상 과정에서 북베트남을 향한 대규모 폭격을 감행시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 군부 독재에 맞서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음에도 자국 내 소수민족 인종청소를 사실상 묵인했다는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아웅산 수지 여사가 대표적 사례다.
여기에 8년 임기 동안 전 세계 핵무기 감축과 관련해 아무런 공로가 없었지만, 단순히 '핵 없는 세상'이란 비전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미국 대통령 취임 9개월 만에 수상자로 결정된 버락 오바마도 노벨평화상 흑역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명이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 과정도 결코 순탄치 않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으로부터 심한 탄압을 받아온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평화로운 민주주의 전환 노력'을 높게 평가받아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마두로 정권 전복을 위해 미국의 군사 개입과 무력 사용을 적극 지지했다는 점 때문에 '수상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던 탓이다.
특히 많은 이들을 기가 막히게 했던 것은 마차도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했던 발언이었다.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초강경 반이민 정책과 베네수엘라 선박 격침 사건으로 자국민에 대한 끊임없는 인권침해 논란을 일으켜온 타국 대통령에게 평화상을 양보하겠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이냐며 혀를 찼던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후보 추천 시기가 이미 끝나 아예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내비쳤던 것 자체가 코메디였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첫 시도는 실패(?)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일찌감치 기본적인 자격 요건을 갖춘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노벨평화상에 도전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 납치 사태로 또다시 엮인 베네수엘라와의 악연이 그의 노벨평화상 야망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불문가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명분을 제공할 수도 있는 위험한 선례를 국제사회에 만들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침공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다를 바 없다'는 가디언의 지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그의 돈키호테식 행보가 '평화'라는 단어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새삼스레 상기시켜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