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말의 해 병오년을 맞아 국내 주요 교향악단들이 새해의 문을 여는 신년음악회를 잇달아 선보인다.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은 각기 다른 프로그램과 지휘자로 2026년 첫 무대를 준비하며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는 것은 서울시향이다. 서울시향은 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다만 당초 지휘를 맡을 예정이었던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중증 독감으로 내한이 어려워지면서, 이번 공연은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지낸 데이비드 이가 대신 지휘봉을 잡는다. 서울시향에 따르면 츠베덴 감독은 현재 네덜란드에 머물고 있으며, 독감 증상 악화로 장시간 비행이 어렵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귀국이 취소됐다.
지휘자 변경에 따라 프로그램도 일부 조정됐다. 1부에서는 오스트리아 출신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협연하는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이 예정대로 연주된다. 클래식 협주곡 형식에 재즈 어법을 결합한 이 작품은 약 30분 분량의 3악장 구성으로, 부흐빈더가 선보이는 비교적 이례적인 레퍼토리다. 2부에서는 기존에 예정됐던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과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 대신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 '오르간'이 무대에 오른다.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오르간이 만들어내는 장대한 사운드가 신년 음악회다운 피날레를 예고한다.
루돌프 부흐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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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서울시향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오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8대 음악감독 로베르토 아바도의 취임 연주회이자 신년음악회 '차갑고도 뜨거운'을 연다. 이탈리아 출신의 아바도 감독은 레스피기의 '환상적인 장난감 가게',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중 '사계',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 등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국립심포니는 이번 무대를 통해 새 음악감독 체제의 음악적 방향성을 본격적으로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로베르토 아바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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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아바도 음악감독.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은 오는 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제822회 정기연주회로 새해의 포문을 연다. 2026년부터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고,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협연자로 나선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 연주되며, 새 음악감독 체제의 출범을 알리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국공립 예술단체와 지역 오케스트라, 민간 재단도 잇따라 신년음악회를 마련하며 새해 무대를 채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신년음악회를 열고, 나운규 감독 영화 '아리랑' 개봉 100주년을 기념한 위촉 신작 '아리랑, 세 개의 숨'을 비롯해 경기·밀양·진도아리랑 등 국악 관현악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경기필하모니오케스트라는 10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지휘로 신년음악회를 열며,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대원문화재단은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7회 신년음악회를 개최해 윤한결의 지휘로 KBS교향악단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4번을 들려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