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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퇴직연금 시장’…은행권 경쟁 축, 적립금서 운용 성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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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6. 01. 12. 18:02

DB·DC·IRP 수익률 은행별 격차 뚜렷
영역별 퇴직연금 운용 성과 차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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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500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권 경쟁의 중심축이 단순 적립금 '규모'에서 '운용 성과'로 옮겨가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은행이 적립금 상위권을 형성했지만 은행 간 총 적립금 격차는 크지 않다. 이에 DB(확정급여형)·DC(확정기여형)·IRP(개인형퇴직연금) 등 영역별 수익률에서 우위가 갈리면서 퇴직연금 경쟁 구도 역시 다층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결과는 은행별 퇴직연금 운용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총 192조6000억원이다. 이 중 신한은행(약 49조2000억원)의 적립 규모가 가장 크고, 뒤이어 KB국민은행(약 45조3000억원)과 하나은행(약 44조1000억원)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신한은행이 업계 1위의 적립 규모를 자랑하는 배경에는, 안정적인 운용 성과에 따른 장기 수익률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DC 원리금비보장 상품의 10년 수익률은 4.69%로 가장 높았고, IRP 원리금비보장 상품 10년 수익률도 4.47%로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타 은행이 3%대 후반~4%대 초반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이는 ETF(상장지수펀드)와 TDF(타겟데이트펀드) 등 투자형 상품 비중을 확대해 온 전략이 성과로 이어진 결과다.

KB국민은행은 2025년 3분기 기준 DC 적립금이 15조808억원으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 또 DB 원리금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9.86%로 5대 은행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디폴트옵션 적립금 역시 10조2672억원으로 금융권 1위를 차지해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 성과와 함께 자금 유입 측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DB 적립금 규모에서 우위를 보인다. 2025년 3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DB 적립금은 16조8837억원으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크다. 동시에 DC 원리금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17.18%로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 3분기 말 기준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말 대비 3조8300억원 증가한 44조1000억원으로 은행권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전 영역에서 중상위권 수익률을 유지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DB 원리금비보장 수익률은 6.13%, DC는 16.17%로 집계됐다. DC과 개인형·기업형 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매월 연금자산 관리 전략과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을 제공하는 전문가 관리 서비스를 도입하며 운용관리의 지속성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H농협은행은 IRP 부문에서 단기 수익률 경쟁력을 확보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IRP 원리금비보장 상품 수익률이 16.49%로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은행권 최초로 ETF를 포함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형 IRP 서비스를 도입해 AI 기반 운용 체계를 구축했는데 이 같은 변화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립금 규모 경쟁은 이미 상위 은행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실적배당 상품의 수익률과 장기 성과 관리 능력이 은행별 퇴직연금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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