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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 원유 대금 압류 차단 행정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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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1. 11. 09:50

트럼프 "미 법원·채권자 손 못 대"…정국 관리·투자 유도 포석
VENEZUELA-US-CONFLICT-CRISIS-OIL
베네수엘라 국적 원유 운반선 '미네르바 글로리아'호가 지난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 호수를 항해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미국이 미 국내 계좌에 보관된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 대금에 대해 법원이나 채권자들이 압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베네수엘라 정국 불안과 채권 분쟁이 미 외교·에너지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 수익금의 압류를 차단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금은 미 재무부 계좌에 보관된 외국 정부 예치금으로, 미 법원이나 민간 채권자들이 강제 집행할 수 없도록 했다.

행정명령은 원유 판매 대금이 베네수엘라의 "평화와 번영, 정치적 안정"을 위해 현지에서 사용돼야 하며, 민간 채권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백악관은 "베네수엘라의 경제·정치적 안정화를 위한 미국의 핵심 노력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했다. 미국은 이후 베네수엘라 과도 체제를 관리하며 원유 수출 재개와 정국 안정을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과거 국유화 정책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장기간 채권 분쟁을 이어왔다.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 등은 자산 국유화 이후 수십억 달러의 미지급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노코필립스의 라이언 랜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백악관 회동에서 자사가 약 120억 달러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 부분을 되돌려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과거 손실에 매달리기보다는 새출발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명령은 특정 기업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베네수엘라 원유 수익을 둘러싼 채권자들의 법적 공세를 차단하는 효과를 낳는다. 동시에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자금을 직접 관리하며 정국 안정과 에너지 정책을 조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과도 지도부 간 합의가 이행될 경우 최대 5000만 배럴의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미국으로 공급될 수 있다. 이는 중질유 정제 설비를 갖춘 미 정유사들에게 안정적인 공급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의 법적 근거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과 국가비상사태법을 제시했다. 그는 같은 날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 셰브런 등 주요 에너지 기업 경영진과 회동하며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최대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도하는 구상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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