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혹독한 환경·인프라 부족에 험난한 그린란드 희토류 개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12010005285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1. 12. 14:00

혹한 기후·빙하로 덮인 지형·도로 등 기반시설 부족
트럼프 장악 구상에도 "채굴까지 수년…현실성 낮아"
Trump Greenland Rare Earths
2025년 9월 1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캉게를루수아크에서 덴마크 군 병력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병력과 함께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고 있지만, 혹독한 자연환경과 열악한 인프라, 복잡한 지질 조건으로 인해 희토류 채굴이 실제로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거나 아예 상업성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전기차와 풍력발전, 로봇, 전투기 등에 쓰이는 희토류가 대규모로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업적 광산이 건설된 사례는 없다. 혹한의 기후와 빙하로 덮인 지형, 도로와 철도 등 기반시설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공급 독점 구조를 깨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아 왔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 이후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수억 달러를 투입해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일부 지분까지 확보했다. 최근에는 그린란드를 확보하면 희토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다시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뭔가를 할 것"이라며 강경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의 관심이 네오디뮴·터븀 같은 희토류 자체보다는 북극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지정학적 계산에 더 가깝다고 보고 있다.

비영리 연구기관 '크리티컬 미네랄스 인스티튜트'의 트레이시 휴스 소장은 AP에 "그린란드 집착은 기술 산업을 위한 현실적인 공급 해법이라기보다 군사·전략적 과시 성격이 강하다"며 "과장된 기대가 과학적·경제적 현실을 크게 앞서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백악관에서 "우리가 그린란드를 확보하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바로 이웃이 될 수 있다"며 지정학적 우려를 직접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그린란드에서 희토류 광산을 건설하는 데 가장 큰 난관으로 접근성을 꼽는다. 남부 일부를 제외하면 도로와 항만, 철도망이 거의 없어 광산 개발을 위해서는 기반시설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한다. 전력도 현지에서 자체 생산해야 하고, 숙련 인력 역시 외부에서 데려와야 한다.

환경 문제도 부담이다. 희토류를 암석에서 분리하는 과정에는 독성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우라늄과 함께 매장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관광 산업을 키우려는 그린란드 입장에서는 환경 오염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질 조건 역시 까다롭다. 그린란드의 희토류는 '유디알라이트'라는 복잡한 암석에 들어 있는데, 이를 수익성 있게 처리하는 기술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서 상업화에 성공한 희토류는 주로 처리 기술이 검증된 '카보나타이트' 암석에서 발견된다.

최근 일부 기업이 그린란드에서 시범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실제 광산 건설까지는 수억 달러의 추가 자금이 필요해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희토류 산업은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낮고 변동성이 크다. 중국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물량을 대거 풀어 경쟁자를 도태시킨 사례도 반복돼 왔다. 현재도 대부분의 희토류 가공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그린란드 같은 미개발 지역보다는 미국 본토나 호주 등 우방국에서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정부는 이미 자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 운영 기업과 배터리 재활용 업체 등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텍사스에서 자석을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면 실적이 검증된 기업부터 키워야 한다"며 "전 세계 희토류의 90% 이상이 중국산인 현실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