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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반복되는 이사회 참호구축’…4대금융 CEO 선임 절차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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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1. 12. 18:01

금융당국, 지배구조 선진화 TF 가동
사외이사 선임 구조에 CEO 영향력 지적
전문가 "이사회 전문성·독립성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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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는 일단락 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번주부터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가동키로 하면서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달 진행된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사 CEO 인사와 관련해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소수가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했고,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를 '참호'라고 표현했다. 금융사 CEO들이 셀프연임을 위해 이사회를 참호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사실 금융지주 이사회의 거수기 논란과 '참호'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0년 전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도 이사회 '참호구축'은 셀프연임 문제라면서 금융지주 CEO가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가 동일한 CEO를 선임하는 등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인사시스템을 지적한 바 있다.

사외이사 선임이 현 CEO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는 이사회 참호 오명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 지배구조 개선 TF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금융그룹 CEO 후보군 관리 현황 및 후보군 구성 절차'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매년 내·외부 CEO 후보군을 구성해 육성하고 있었다. KB금융이 20명(내부 10명·외부 10명)의 후보군을 유지하고 있었고 신한금융은 21명(내부 8명·외부 13명), 하나금융 14명(내부 9명·외부 5명), 우리금융이 15명(내부 5명·외부 10명)의 후보군을 구성하고 있었다.

이들 금융그룹 모두 내부 후보군은 그룹 및 계열사 CEO 및 주요 임원 중에서 선정했고, 외부 후보군은 자문기관이나 사외이사 및 주주의 추천 인사 중 구성했다.

현재 지주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고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룹 회장도 회추위원으로 포함된 경우가 있었지만, 셀프연임 지적이 제기되면서 현재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돼 있다.

그럼에도 금융그룹 이사회가 지주 회장의 참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주 회장이 되면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심어 참호를 구축하는 분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9일 업무보고 자리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 특정집단이 돌아가면서 CEO를 한다는 투서가 들어오고 있다고 언급하자, 이 원장도 이를 이사회의 독립성 부족으로 지적하며 '참호'라고 비난했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있어 금융그룹 CEO의 입김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도 CEO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 CEO 체제에서 선임된 사외이사는 하나금융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리금융(6명), 신한금융(4명), KB금융(3명) 순이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금융그룹의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금융사 지배구조 핵심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한 것인데,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영향을 받는 이들이 선임되면, 결국 CEO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그룹 이사회를 두고 '참호구축'이라고 처음 지적한 전문가는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다. 윤 전 원장은 2017년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금융 행정 전반에 대해 점검한 뒤 "CEO가 이사들을 선임하고 이사들이 동일한 CEO를 선임하는 셀프연임, 그들만의 참호를 구축해서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이찬진 원장이 이사회에 대해 참호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 "지난 10년 동안 금융그룹 지배구조에 있어 개선 없이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며 "CEO와 사외이사의 유착이 지속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이 저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사외이사들의 전문성 등 자격 요건을 더욱 강화하고 명확하게 할 필요성이 있고, 최대 한 회사에서 6년 동안 할 수 있는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해서 CEO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도 "이사회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춰야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다"면서 "지금 임기를 보면 2년 뒤 1년씩 연임하게 돼 있는데, 이럴 경우 매년 연임에 대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임기 제도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 대통령이 금융사 연임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자 BNK금융그룹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이달 16일까지 검사한 뒤, 다른 금융그룹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조은국 기자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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