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달러 수요·엔화 약세 겹치며 환율 상방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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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50분 기준 전날 15시 30분 종가(1468.4원)보다 4.7원 오른 1473.1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어선 건 작년 12월 23일(1482.0원) 이후 처음이다.
개장 당시 환율은 0.1원 오른 1468.5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폭이 다소 확대됐다. 달러 구매 시 환율은 1498.77원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대에 육박했다.
전날 미국 법무부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청사 개·보수 관련 자금 유용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2% 하락한 98.89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최근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역내 수급 요인이 지목된다.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해외 주식 투자 확대 등으로 역내 달러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역내 달러 수급 불균형이 원·달러 상방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 특유의 달러 수요 우위 환경의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수급 주도권을 쥐고 있는 수입업체 결제와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환전 수요가 환율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엔화 약세 역시 환율 급등의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일본 정치권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조기 총선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부각됐고, 이에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경제·금융 거래 규모가 크고 외환 거래 거래량도 많은 만큼, 통상 원·엔 환율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 구조가 닮은 구석이 많기에 원화가 엔화의 영향권에 있다"며 "양국에서 대규모 해외 투자도 지속되고 있어 (양국 통화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늘 원·달러 환율의 예상 범위를 1462~1472원 선으로 제시했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레벨이 단기간 빠르게 높아지면서 당국 개입 경계도 상존한다"며 "상·하방이 모두 제한적인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국내 달러 수요 우위 구도로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