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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특사, 이란 망명 왕세자와 비밀 회동…정권 붕괴 이후 ‘과도기 지도자’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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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1. 14. 17:51

시위 이후 이란 야권 지도자와 첫 접촉
팔레비 "과도기 지도자 역할 맡을 수 있다"
GERMANY-IRAN-PROTEST <YONHAP NO-0219> (AFP)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반이란 정부 시위에서 한 여성이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의 사진을 들고 있다. / AFP 연합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망명 중인 이란 전 왕세자 레자 팔레비와 비밀리에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며, 미국이 이란 정권 붕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지난 주말 미국에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와 비공개 회동을 하고, 최근 이란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 상황과 향후 전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 야권 간에 이뤄진 첫 고위급 접촉이다.

팔레비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이란 마지막 국왕의 아들로,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야권 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주요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가 시위대를 지지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 정권이 무너질 경우 자신이 '과도기 지도자'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팀은 최근 이란 시위 사태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논의했는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시위대를 지원하기 위한 비군사적 대응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아직 군사 행동에 대한 의사결정 단계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판단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란 내 시위는 13일(현지시간)에도 여러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사망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소 5000명의 시위대가 사망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 초기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는 팔레비를 주요 정치적 대안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시위 현장에서 팔레비의 이름을 외치는 구호가 잇따라 등장하자 미 행정부 내에서도 전 왕세자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을 팔레비가 현재 이란 시위대 사이에서 민족주의적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카림 사자드푸르 선임 연구원은 "대다수 시위대는 1979년 혁명 이후 태어났으며, 경제 성장과 사회적 자유가 있었던 과거에 향수를 갖고 있다"며 "팔레비는 이런 감정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의 실제 지지 기반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네덜란드 여론조사기관 암마르 말레키가 최근 수년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란인의 약 3분의 1은 팔레비를 지지했고, 또 다른 3분의 1은 강하게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현 정권보다는 낫다"는 인식 속에서, 많은 이란인들이 최소한 임시 지도자로는 팔레비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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