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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 밀집지역. /연합 |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는 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IMF는 최근 '글로벌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한국의 환노출 달러 자산 규모가 외환시장 하루 거래량의 약 25배 안팎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이 작은 충격에도 크게 출렁거릴 수 있는 구조라는 뜻이다. 달러 자산과 달러 표시 부채, 외환 파생상품 거래가 광범위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급변하면 기업과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충격이 순식간에 확산할 수 있다. 이는 단기 개입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적 리스크임이 분명하다.
한국은행의 최근 정책기조 변화도 IMF의 진단과 맞닿아 있다. 한은은 최근 향후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라는 표현을 사실상 삭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그나마 있었던 금리인하 소수의견마저도 사라졌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환율과 자본 유출 리스크 때문이다. 통화정책만으로 환율을 방어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해졌다는 경고성 판단이리라.
최근 환율 불안의 외부요인은 단순하지 않다. 글로벌 달러 강세, 미 연준의 긴축 기조, 베네수엘라와 이란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똑같은 대외 충격 속에서도 국가별 환율 흐름이 다른 것은 결국 각국의 펀더멘털과 제도 경쟁력 차이 때문이다. 우리 환율이 유독 취약한 이유는 대외 변수보다 내부 구조의 경직성과 불확실성에 있다고 하겠다. 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 체력에 대한 종합 성적표나 다름없다. 외환시장은 지금 "현재 경제 구조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사전 경고장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반기업·반투자·반혁신 규제, 예측 불가능 정책 변화, 반기업 정서 등은 모두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부추긴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경직성 역시 구조적 문제다. 이로 인해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이 약화하면 경상수지와 자본 흐름이 불안해지고, 환율은 그 결과를 즉각 반영한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말하면서도 구조 개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이유다. 정부와 여당은 더 늦기 전에 환율 불안의 '진짜 원인'이 뭔지를 인식하고, 그 원인에 대해 정공법(正攻法)으로 마주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