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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정의선 회장, 보스턴 지분가치 최대 27조원?…승계 자금 해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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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6. 01. 1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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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투자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가치가 최대 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가 100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2021년 6월 현대차는 소프트뱅크로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정 회장은 개인 자금 2500억원을 투입해 지분 20%를 취득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및 양산을 위해 전사적으로 투자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정 회장의 승계와도 연결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지주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0.32%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정 회장이 경영 승계를 위해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7.38%를 물려받으려고 해도 1조 8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내야한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지분 증여 및 확대로 인한 자금까지 합하면 최소 5조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만약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국 증시 상장이 현실화한다면 정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통해 승계 자금 마련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22년 현대차그룹이 설립한 HMG글로벌을 통해 지분 50%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정 회장의 개인 지분을 처분해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력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업계선 현대차그룹이 올해 안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주가 상승세가 가파른데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최고 수준으로 오른 상황에서 정 회장에 대한 승계 작업도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19일 IB업계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리포트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내년 예상 기업가치를 140억~830억달러(한화 약 20조 6200억~122조 2500억원)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피지컬 인텔리전스를 보유한 로봇 기업"이라면서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와의 전략접 협업을 통해 휴머노이드 AI학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예상 기업가치 중 평균치인 70조원(약 490억달러)을 반영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그간 시장에서 평가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는 30조원 수준이었다. 특히 올 초 열린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는 물론 현대차그룹 주가도 연일 치솟고 있다. 앞서 JP모건이 제시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는 최대 수준으로, 최고치인 120조원을 반영할 경우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20%)는 약 27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초 지분 매입 가격 대비 108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실제 이날 현대차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등극했다.

물론 이같은 지분 가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미국 증시에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를 한다는 전제에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와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을 맺었는데, 2026년 상반기까지 IPO를 하지 못할 경우 소프트뱅크의 잔여 지분을 떠안아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실적 악화로 상장을 미뤄왔는데, 최근에는 상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 회장의 지분 가치가 크게 오른 상황인데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가치도 최고점을 찍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로봇 AI연구소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도 설립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는 약 5500억원을 출자했는데, AI인스티튜트는 기술 개발 및 학습을 통한 AI모델 연구를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제조 및 생산 등 하드웨어 역할을 함으로써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작년 하반기 단행한 유상증자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총 네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작년 현대글로비스가 추가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891억원을 투자하며 지분율이 기존 10.95%에서 11.25%로 늘었다. iM증권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유상증자에 소프트뱅크를 제외한 기존 주주들이 각자의 지분율 만큼 참여했다고 가정할 경우, HMG글로벌 지분은 56.5%, 정 회장은 22.6%, 소프트뱅크는 9.5% 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JP모건은 2030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매출을 아틀라스 출하량은 3만대로, 평균판매가격(ASP)는 13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이 2028년까지 미국에 연 3만대 로봇양산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인데다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와의 협력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아틀라스의 판매 가격이 높고 당장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증권업계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피규어 AI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업가치가 100조원이 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진단이다. 일례로, 미국 AI스타트업인 피규어 AI는 최근 펀딩을 통해 5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전무)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피규어 AI보다 인지도 측면에서 더 낫고, 현대차그룹이 지원하고 있어 현금 조달 능력도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상장 시기와 정의선 회장의 지분가치가 가장 크게 올라가는 시점과 맞물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전무는 "정의선 회장이 갖고 있는 현대오토에버나 글로비스 등의 지분 가치가 극적으로 올라갈 때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상장의) 가장 골든타임 아니겠냐"며 "아니면 성과를 더 보여줘서 가격을 받으면 되니까 급할 건 없지만, 이번 CES를 통해 밸류를 확실히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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