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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고베⑥] 목재순환 “고베에서 베어내고, 고베에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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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1. 27. 06:00

숲 솎아베기 이후 행선지, 한국과 일본의 구조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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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시의 사토야마 숲에서 베어낸 목재들이 크기별로 절단되고 분류되어 도심으로 이동하기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고베시의 자원활용의 특장은 목재 활용이었다. 즉 고베의 산에서 베어낸 나무는 철저히 고베에서 소비하는 구조였다.

고베 취재 일정 중 방문한 목재 집적 현장에는 고베의 사토야마 등 산에서 베어낸 나무들이 길이와 직경별로 분류돼 쌓여 있었다. 원목은 그대로 방치돼 있지 않았고, 용도에 따라 이동 경로가 정해져 있었다. 이곳에서 목재는 폐기물이 아니라 도시로 들어가기 전 단계의 자원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설명을 맡은 이는 야마사키 마사오(山崎 正夫) 'SHARE WOODS' 인증 목재 코디네이터였다. 야마사키 코디네이터는 적치된 목재를 가리키며 "사토야마 숲에서 솎아낸 나무를 그대로 버리면 숲 관리는 비용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베어낸 뒤 어디에 쓰일 지까지 연결해야 관리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고베의 목재 순환 구조는 숲 관리에서 시작된다. 사토야마 숲에서 진행되는 정기적인 솎아베기 과정에서 나온 목재는 지역 단위로 집적돼 규격화 과정을 거친다. 이후 건축 자재, 공공시설 내장재, 가구용 소재 등 도시가 실제 사용하는 용도로 공급된다. 숲과 도시는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설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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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사키 목재 코디네이터는 "베는 행위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베어낸 나무가 다시 도시에서 쓰이도록 설계돼 있느냐"고 말했다. 고베의 숲에서는 벌채된 목재들이 이미 사용처가 정해져 있고, 고베 도심의 건축과 시설에 쓰인다고 한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야마사키 코디네이터는 "베는 행위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베어낸 나무가 다시 도시에서 쓰이도록 설계돼 있느냐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확인된 목재들은 이미 사용처가 정해져 있었고, 일부는 고베 도심의 건축과 시설에 쓰일 예정이라고 안내됐다.

이 구조는 앞서 방문한 사토야마 숲 관리 현장과도 맞닿아 있다. 숲에서는 나무가 과도하게 밀집되지 않도록 솎아베기가 이뤄지고, 베어낸 나무는 현장에 남지 않는다.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목재가 도시로 연결되면서, 숲 관리는 단절된 행정 작업이 아니라 연속된 순환의 일부가 된다.

이 지점에서 한국과 고베의 차이가 드러난다. 한국 역시 국토의 상당 부분이 산림으로 이뤄져 있고, 산림 관리 과정에서 솎아베기가 이뤄진다. 다만 숲 관리와 목재 활용, 특히 도시 건축과의 연결 구조는 제도적으로 분리돼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산림 관리가 곧바로 도시 자재 사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일반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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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의 숲에서 벌채된 목재들로 만든 제품들/사진=최영재 도쿄 특파원
반면 고베에서는 숲에서 나온 목재가 다시 고베 도심으로 돌아오는 흐름이 명확하게 설정돼 있다. 숲 관리, 목재 집적, 규격화, 도시 사용이 하나의 체계로 설명된다. 이는 새로운 개발을 늘리기보다, 기존 자원을 어떻게 쓰느냐를 설계하는 방식에 가깝다.

이날 현장에서 기자는 야마사키 코디네이터에게 한국의 상황을 언급하며 질문했다. 그는 "도시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키울 수 없다"며 "그래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도시 안에서 계속 쓸 것인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기술 설명이 아니라, 운영 기준에 가까웠다.

고베의 목재 순환은 숲을 보호 대상으로만 두지 않았다. 베어야 할 것은 베고, 남긴 자원은 끝까지 사용한다. 산에서 베어낸 나무가 다시 도시로 들어오는 구조가 현장에서 확인됐다. '고베에서 베어내고, 고베에서 쓴다.' 이 단순한 문장이 고베의 목재 순환 방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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