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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취재 일정 중 방문한 목재 집적 현장에는 고베의 사토야마 등 산에서 베어낸 나무들이 길이와 직경별로 분류돼 쌓여 있었다. 원목은 그대로 방치돼 있지 않았고, 용도에 따라 이동 경로가 정해져 있었다. 이곳에서 목재는 폐기물이 아니라 도시로 들어가기 전 단계의 자원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설명을 맡은 이는 야마사키 마사오(山崎 正夫) 'SHARE WOODS' 인증 목재 코디네이터였다. 야마사키 코디네이터는 적치된 목재를 가리키며 "사토야마 숲에서 솎아낸 나무를 그대로 버리면 숲 관리는 비용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베어낸 뒤 어디에 쓰일 지까지 연결해야 관리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고베의 목재 순환 구조는 숲 관리에서 시작된다. 사토야마 숲에서 진행되는 정기적인 솎아베기 과정에서 나온 목재는 지역 단위로 집적돼 규격화 과정을 거친다. 이후 건축 자재, 공공시설 내장재, 가구용 소재 등 도시가 실제 사용하는 용도로 공급된다. 숲과 도시는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설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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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는 앞서 방문한 사토야마 숲 관리 현장과도 맞닿아 있다. 숲에서는 나무가 과도하게 밀집되지 않도록 솎아베기가 이뤄지고, 베어낸 나무는 현장에 남지 않는다.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목재가 도시로 연결되면서, 숲 관리는 단절된 행정 작업이 아니라 연속된 순환의 일부가 된다.
이 지점에서 한국과 고베의 차이가 드러난다. 한국 역시 국토의 상당 부분이 산림으로 이뤄져 있고, 산림 관리 과정에서 솎아베기가 이뤄진다. 다만 숲 관리와 목재 활용, 특히 도시 건축과의 연결 구조는 제도적으로 분리돼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 산림 관리가 곧바로 도시 자재 사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일반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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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 기자는 야마사키 코디네이터에게 한국의 상황을 언급하며 질문했다. 그는 "도시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키울 수 없다"며 "그래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도시 안에서 계속 쓸 것인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기술 설명이 아니라, 운영 기준에 가까웠다.
고베의 목재 순환은 숲을 보호 대상으로만 두지 않았다. 베어야 할 것은 베고, 남긴 자원은 끝까지 사용한다. 산에서 베어낸 나무가 다시 도시로 들어오는 구조가 현장에서 확인됐다. '고베에서 베어내고, 고베에서 쓴다.' 이 단순한 문장이 고베의 목재 순환 방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