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기관 여부가 '핵심 쟁점'
"위헌 판결 나오기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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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지난해 12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개정 정부조직법 35·37조 등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일반 변호사들이 비슷한 취지로 제기한 청구 역시 지난 13일 각하됐다. 각하란 소송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사건을 끝내는 결정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검찰청을 없애고 법무부 소속 공소청과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한다는 게 골자다. '검찰'은 '검사사무'로 바꿨다. 말 그대로 '검찰'이라는 이름을 정부조직법에서 삭제한 것이다.
헌재는 "청구인들의 법적 이익 또는 권리가 침해됐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기본권 침해의 자기 관련성을 결여해 부적법하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시민단체와 일반 변호사들은 해당 법률 개정으로 직무나 신분에 실질적 변화가 발생하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현직 검사인 김성훈 청주지검 부장검사가 직접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본안 심리 가능성이 열렸다. 현직 검사가 검찰청 폐지 법안 위헌 여부를 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현재 해당 사건을 지정재판부에 회부해 적법 요건을 심사 중이다. 심사는 최장 30일 동안 이뤄지는데, 지정재판부가 사건을 각하하지 않으면 심판에 회부해 재판관 9인 전원이 본안 쟁점을 심리한다.
검찰 조직 자체가 사라져 검사의 직무·권한에 실질적 변화가 발생한 만큼 현직 검사는 청구인 적격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헌법 전문 이헌 변호사는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등을 고려했을때 현직 검사가 청구한 건은 본안 심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헌법소원의 핵심 쟁점은 검찰이 헌법상 기관인지 여부다. 헌법 89조 16호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검찰총장 등 임명'을 명시하고 있다. 헌법 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근거로 검찰이 헌법이 보장하는 영역에 속한다는 시각이 있다. 따라서 검찰 권한을 박탈하기 위해서는 입법이 아닌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헌법에 관련 명칭이 명시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조직이나 권한까지 헌법상 보장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이를 명칭 변경을 넘어 실질적인 기관 폐지로 볼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이 때문에 위헌 판단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검사의 수사권과 관련해서는 헌재가 이미 이를 헌법상 권한으로 보지 않는 판단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2021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헌재는 "헌법은 수사나 공소제기의 주체 등에 직접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2023년 '검수완박(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법' 관련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등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에서도 헌재는 "검찰의 수사·소추권은 헌법상 권한이 아닌 법률상 권한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헌재는 헌법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에서 수사권이 비롯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른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영장 신청을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것일 뿐, 영장청구권에서 수사권이 비롯된다는 확장적 해석은 논리적 필연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과거 헌재가 수사권을 누구한테 줄거냐 하는 부분에 대해선 헌법적 사항이 아닌 입법적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며 "검찰총장 명칭 유지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당장 위헌 판단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입법으로 위헌 소지가 얼마나 해소될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