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내각, 외교 없는 재무장 가속… 핵무장 논의도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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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여당이 유사시 자위대에 안정적으로 탄약과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군수공장 국유화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탄약 공장뿐 아니라 항공기, 잠수함 생산시설까지 국유화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은 작지 않다. 일본 정부는 "엄중한 안보 환경 속에서 필요한 생산 설비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전후 일본이 의도적으로 피해 온 '국가 주도의 무기 생산 체제'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러난 현실은 명확했다. 전쟁의 승패는 첨단 무기보다 탄약 재고와 지속 생산 능력이 좌우한다는 사실이다. 일본 내 전직 방위상 출신 인사는 "현재 체제라면 유사시 탄약은 곧 바닥날 것"이라고 토로했다. '비축 없는 억지력'의 한계가 일본 정치권을 자극한 것이다.
그러나 이 논의가 민감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일본의 군수공장 국유화는 과거 제국 일본의 전쟁 수행 구조와 직접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군은 조병창·공창이라는 이름으로 무기 생산을 국가가 직접 통제했고, 그 과정에서 식민지 조선까지 동원해 수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빨아들였다. 패전 이후 일본 정부가 무기 제조에서 손을 뗀 것은 단순한 정책 선택이 아니라, 전쟁 책임과 군국주의에 대한 반성이었다.
그 금기가 이제 해제되고 있다. 자민당 안보조사회는 이미 '국영 공창 도입'을 공식 정책 제언에 포함시켰고,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와의 합의문에도 GOCO 추진이 명시됐다. 이는 일본 정치의 무게중심이 구조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이상 '전수방위'와 '민간 중심 방산'이라는 전후 공식은 절대 불가침 영역이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군수공장 국유화 논의는 일본 보수 정치의 전반적 우경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는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헌법 개정, 방위장비 수출 규제 완화, 스파이 방지법 제정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외교적 조율보다 '힘의 축적'을 앞세우는 노선이다. 일본 내에서도 "외교 전략 없는 방위력 일변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흐름은 '핵'이라는 더 위험한 의제로 확장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은 핵무기 보유·제조·반입을 금지하는 '비핵 3원칙'을 국가 정체성의 한 축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원칙마저 흔들리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의 확장억제를 이유로 '반입 금지' 원칙의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고, 극우 성향 정당들은 한발 더 나아가 노골적인 핵보유론을 꺼내 들었다.
참정당의 가미야 소헤이 대표는 "핵도 금기시하지 말고 억지력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고, 일본보수당 대표 햐쿠타 나오키는 "핵 논의는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선거용 발언이 아니다. 일본 사회에서 '핵을 말하는 것 자체가 금기'였던 분위기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다. 핵무장을 당장 추진하지 않더라도, 논의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사실 자체가 전략 환경을 바꾼다.
"핵무장은 일본 외교·안보의 최후 보루다." 동북아 국제법 전문가인 이창위 박사(서울시립대 교수)는 도쿄 외무성의 한 고위 안보관계자가 일본 국내 언론들과의 비공식 간담회에서 이 같은 "금기(禁忌)의 문장"을 조심스럽게 꺼냈다고 지난해 11월 기자와의 안터뷰룰 통해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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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실적 제약도 존재한다. 일부 항공기·방산 기업들은 이미 수익성을 확보한 상황에서 국유화에 소극적이다. 주주와 경영진이 성장 산업으로 방위를 인식하는 상황에서 정부 소유 전환은 부담이다. 그러나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정책 압박이 강화될 경우, 민간의 저항은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보통 국가'를 자처하며 군사적 정상화를 추구하는 길, 혹은 전후 평화주의의 마지막 방어선을 지키는 길이다. 문제는 이 선택이 일본 내부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의 전략 균형이 걸려 있다.
트럼프 미대통령의 안보 인식은 단순하다. 미국은 더 이상 동맹의 안보를 전면 보장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 지킬 능력을 갖추라"는 요구를 노골적으로 던진다. 중국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미국은, 동북아의 지역 분쟁과 장기전 대비 부담을 동맹국에 넘기는 구조로 이동 중이다.
이 변화의 상징이 일본이다. 일본은 탄약·항공기·잠수함 생산시설을 국가가 직접 소유하는 군수공장 국유화, 즉 '현대판 공창' 체제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는 전후 일본이 유지해 온 평화주의의 사실상 종료 선언이며, 미국이 요구해 온 '동맹의 자기 책임화'를 충실히 이행하는 사례다. 미국 입장에서 일본의 재무장은 부담이 아니라 해답이다.
트럼프식 계산법에선 '책임을 지는 미일동맹'이 가장 선호되기 때문이다.
일본이 사실상 준(準)전쟁국가 체제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시대 일본의 재무장은 한국의 전작권 전환과 핵잠수함(SSN) 추진을 정치·전략적으로 '설명 가능하게' 만드는 환경을 분명히 조성하고 있다고 핵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