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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약가인하 폭풍 속 제약협회 ‘존재감’ 논란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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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1. 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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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정부의 약가인하 추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업계에서 이번 약가인하는 '산업 기반을 흔들 위기'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개별 기업이 대응에 나서긴 어려운 만큼, 협회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 간의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할 협회가 회원사들의 기대에 비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들려옵니다.

대응의 '속도'가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힙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이라는 게 일단 발표되면 되돌리기가 어려운 만큼, 사전에 파악하고 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관련 부처의 정책 방향을 조기에 감지하고 사전 조율에 나섰어야 하는데 이에 실패했다는 평가입니다. 협회가 정부의 약가개편안 발표 직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비대위 결성 후 행보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터져 나옵니다.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비대위는 결성 1개월만인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약가 개편안에 반박하는 근거들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CEO 대상 긴급 설문조사를 통해 업계의 실질적인 우려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감대 형성'을 내세운 중소기업중앙회와의 간담회나, '현장 목소리'를 강조한 향남제약공단 현장 간담회는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도 제기됩니다. 특히 지난 22일 개최된 향남제약공단 간담회는 호소문 외에 새로운 내용이 없었고,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협회의 대응에 아쉬움은 있지만 약가인하는 '불가항력'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정부가 정책 결정에 앞서 산업계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의지가 없었을 뿐더러, 협회가 이를 미리 알았다고 해도 막기 어려웠을 것이란 의견입니다. 부족한 예산과 인원에 따른 어려움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제약사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회비를 내고 있으나, 협회가 여러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단체는 협회뿐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13년 전 약가인하 때 궐기대회를 열고 적극 대응에 나섰던 제약사들은 이제 직접 대응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입니다. 단체 행동이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지난 경험과 더불어, 투쟁에 쏟을 에너지를 각자 대책 마련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에 협상 전면에 나서 정부에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은 오롯이 협회의 몫이 됐습니다.

협회는 최근 차기 이사장으로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권 회장은 다음달 24일 취임 후 2년의 임기가 부여될 예정입니다. 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인사인 만큼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새로운 리더를 필두로 협회가 업계의 제대로 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제약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끌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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