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애민’ 내세우는 것도 사실...‘공포정치’ 여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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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박은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김정은식 현지지도 패턴 변화와 정책적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 성과 선전을 위한 형식적 이벤트 성격이 짙었던 현지지도는 최근 들어 문제를 지적하고 즉각 응징하는 '실행적 심판'의 성격으로 변화했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김 위원장이 '룡성기계련합소 준공식'에 참석해 양승호 내각 부총리를 전격 해임한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 최고지도자가 고위급 관료를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며 현장에서 즉각 파면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통치행위로 북한이 처한 다중 위기 상황 속에서 지도부가 직면한 성과 압박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 현장에서 인사조치를 단행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4년 북한 수해 복구 현장에서의 비상정치국회의 소집을 통해 대규모 침수 피해의 책임을 물어 사회안전상과 평안북도·자강도 당 책임비서 등을 대거 교체한 사례가 있다. 또한 지난해 초에도 남포시와 자강도 비리 간부들에 대한 '특대범죄사건' 규정을 통해 '비리 간부'에 대한 처벌을 단행했다. 특히 자강도 우시군 간부들의 경우 공개처형 및 직위해제, 강제노동 등 극심한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연구위원은 "당과 국가의 공식적인 인사절차가 최고지도자의 현장 발언 하나로 완전히 무력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김정은 집권 초기 인민 친화적 행보와 대조되고 체제 위기 국면에서 지도자가 시스템 뒤에 숨지 않고 전면에 나서 처벌권을 행사하는 '공포통치'로의 귀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현장심판 행보를 내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를 대비한 '희생양 메커니즘'의 고도화로 진단했다.
박 연구위원은 "장기화된 제재와 만성적인 자원 부족으로 김정은이 직접 발표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지도자가 직접 주도한 핵심 과업이 난항을 겪을 때 '집행자의 태만'으로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있어 민심의 불만을 관료 계층에 전가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공포정치를 다시 꺼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룡성기계련합기업소에서 부총리를 현지 해임하긴 했지만 '애민사상'이나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내세우는 것도 사실"이라며 "(김정은이)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