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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관세 25%로”… 보복 빌미 제거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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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28. 00:01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환원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표면적으론 '합의를 지켜라'며 돌발적으로 던진 메시지로 보이지만, 즉흥성 자체가 '계산된 압박 수단'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속내'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메시지가 나온 데에는 우선 그가 '직접 지목'한 대로 국회 책임이 작지 않다. 유례없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비용을 감수하고 어렵게 얻어낸 관세협정인데도, 우리 국회가 이를 뒷받침할 입법적 토대를 방치한 것은 무책임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야는 국회에 발의된 '대미 투자 특별법'을 '(한미 관세협정이)비준 대상이냐, 아니냐'는 원론적 법리 논쟁과 당리당략의 틀에 갇혀 방치해 온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바로 이 곳을 콕 찍어 파고들었다. 국회의 정쟁과 입법 태만이 결과적으로 트럼프에게 '관세 보복 환원'의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 사태를 단순히 입법 문제로만 여기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우선 관세 환원 선언 시점이 공교롭게도 김민석 국무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J D 밴스 부통령과 면담하고 돌아온 직후라는 점에서 그렇다. 당시 미국 측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수사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라는 논리를 밑바탕에 깔고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쿠팡이 그동안 미 정·관계를 상대로 벌여온 막대한 로비가 먹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은 또 최근 우리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근절법)과 입법 추진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에 대해서도 "중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미 행정부는 이 두 법을 사실상 자국 빅테크를 겨냥한 '디지털 장벽'이라고 보고 있다. 놀랍게도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미 기업을 차별적으로 규제하며 동맹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시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번 트럼프의 관세 환원 선언은 돌발적이라기보다는, 미 행정부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트럼프의 이번 메시지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는 27일 열린 대미 통상 현안 회의에서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분한 대응도 좋지만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간단명료하다. 상대방이 보복의 빌미로 내세운 원인부터 제거하는 게 먼저다. 국회는 관세 환원과 직결된 비준·입법 사안 등을 정쟁과 분리해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정부도 미 당국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해 또 다른 빌미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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