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협의회장 "불편한 몸에도 책임감으로 베트남행… '평화 공존' 강조하셨던 분"
최영삼 대사 "베트남 정부, 조야 막론하고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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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오후 베트남 하노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내에 차려진 합동 분향소에는 고인의 가시는 길을 추모하기 위한 주재원과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분향소는 민주평통 베트남 협의회와 한인회가 주도하고 대사관이 적극 협조하여 마련됐다.
현장에서 만난 김경록 민주평통 베트남협의회장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호치민시에서 고인의 곁을 지킨 후 하노이에 돌아온 그는 "고인께선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직을 맡으면서 몸은 불편해도 본인이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는 끝까지 다하겠다는 책임감이 강하셨다"며 "평통 자문위원들과 베트남 동포사회에도 힘을 실어주기 위해 출장길에 오르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협의회장은 "지난 12월 서울에서 열린 민주평통 간부 회의에서 뵈었을 때 몸은 불편해 보이셨지만 정신은 무척 또렷하셨고 눈빛도 형형하셨다"면서 "고인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해, 흡수통일이나 적화통일이 아닌 남북이 서로 체제를 인정하고 적대하지 않는 평화와 공존을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석부의장 취임 후 이러한 평화 공존 기조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진하셨다"고 추모했다.
한국으로 직접 조문을 간 최분도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 부의장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으셨음에도 이번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직을 '인생의 마지막 덤'이라 여기시면서 마지막까지 헌신하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셨다"고 회고했다.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고문 후유증을 앓고 있던 고인은 건강을 염려하던 가족과 주변의 만류에도 "'덤'으로 사는 인생인데 정말 열심히 마지막까지 하고 가겠다"면서 "건강 문제 가지고 어딜 가지마라 이런 소리는 절대 하지말라"며 민주평통 활동을 각별히 여겼다고 한다. 민주평통 관계자들은 "직을 다 내려놓으셨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평통을 맡아 달라 부탁해 맡은 이후 남은 인생의 마지막 과업으로 여기셨다"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도 고인의 가는 길을 최고의 예우로 대했다. 이날 분향소에서 조문을 대신한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기자와 만나 "베트남 정부와 민간 모두가 조야와 고하를 막론하고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통상 외국인 사망 시 시신 송환 행정 절차에 수일이 걸리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베트남 외교부와 호치민시 당국이 직접 나서서 법의학 센터 절차 등을 최단시간 내에 처리했다.
최 대사는 응우옌 민 부 베트남 외교부 수석차관이 전날 밤늦게 호치민시로 급파돼 유족들을 위로한 일화를 전했다. 그는 "부 수석 차관이 유족을 찾아와 '한국과 베트남은 유교적 정서가 비슷해 객지에서의 죽음을 꺼리지만, 고인이 그토록 염원하던 양국 관계 발전의 현장인 만큼 타지가 아닌 고향에서 돌아가신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위로했다"며 현지의 애도 분위기를 전했다. 또 럼 공산당 서기장·르엉 끄엉 국가주석·팜 민 찐 총리와 쩐 타인 먼 국회의장 등도 직접 친서를 보내거나 외교채널을 통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편, 고인의 장례는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간 '민주평통·민주당 공동주관 기관·사회장'으로 엄수된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상임 장례위원장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맡았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하노이 대사관과 호치민시 총영사관 등에 분향소가 설치돼 교민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