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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원조 빈자리 중국이 채웠다…도서국 “가장 가치 있는 파트너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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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1. 29. 06:00

29개 도서국 관료 설문조사 결과
2020~23년 중국 60억 달러 지원해 1위
트럼프 2기 출범 후 USAID 폐쇄·기후 기금 축소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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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 테르 루즈 지역에서 한 남성이 채소밭을 가꾸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모리셔스를 비롯한 소도서 개발도상국들은 서방의 원조 삭감 속에 중국을 가장 중요한 개발 파트너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08년 5월 8일 촬영/로이터 연합뉴스
서방 국가들의 원조 삭감과 미국의 기후 변화 정책 후퇴 속에 주요 소도서 개발도상국(SIDS)들이 가장 선호하는 개발 협력 파트너로 중국을 꼽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영국 싱크탱크인 해외개발연구소(ODI)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미국과 호주 등을 제치고 도서국들의 최대 양자 개발 협력 파트너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몰디브·솔로몬제도·바베이도스 등 29개국 관료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국 정부들은 중국을 '가장 가치 있는 양자 파트너'로 평가했다.

ODI가 분석한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의 자금 흐름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지원 규모는 타 국가를 압도했다. 해당 기간 중국은 도서국들에 총 60억 달러(약 8조 46106억 원)의 개발 원조를 제공했다. 이는 전통적인 주요 원조국인 호주(47억 8000만 달러·6조 8598억 원), 미국(4조 5492억 원), 일본(20억 달러·2조 8718억 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세밀한 차이가 나타났다. 태평양 지역에서는 여전히 호주가 1위를 차지했고, 카리브해 응답자의 절반은 영국을 꼽았다. 그러나 중국은 대서양·인도양·남중국해 도서국들 사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광범위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전통적 텃밭으로 여겨지던 카리브해 지역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급격히 커진 점이 주목된다.

이러한 결과는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의 대외 원조 정책이 급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주요 대외 원조 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쇄하고 기후 변화 관련 자금 지원을 대폭 축소했다. 서방의 원조가 줄어든 틈을 중국 자본이 파고들며 지정학적 판도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에밀리 윌킨슨 ODI 연구원은 "이들 국가는 지정학적 이유로 여러 원조 공여국들에게 중요성을 갖는다"며 "중국이 카리브해 국가들 사이에서 보여준 성과는 베이징의 관여가 적었던 과거와 비교할 때 놀라운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도서국들은 부채 스와프 등 서방이 제안하는 혁신적 금융 기법보다는 실질적인 자금 지원을 더 절실히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부채 수준을 낮추거나 유리한 조건의 자금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호소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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