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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타트업 연구개발 특별연장근로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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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기자

승인 : 2026. 02. 05. 16:33

한국 G7국가 대비 근로시간 길지만 생산성 낮아
KOSI 심포지엄서 근로시간 제도 개선 제안
노동생산성·혁신 속도 균형 과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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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순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왼쪽에서 두 번째부터)과 조주현 중기연 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글래드 호텔에서 벤처·스타트업의 근로시간 운용·일하는 방식 혁신 방안을 주제로 열린 '2026년 제1차 KOSI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오세은 기자
인공지능(AI)·스타트업 연구개발 분야에 대해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면서 근로시간 제도 유연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연구개발 업무 특성을 반영한 근로시간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5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벤처·스타트업의 근로시간 운용·일하는 방식 혁신 방안'을 주제로 '2026년 제1차 KOSI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발제를 통해 한국의 근로시간 구조가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859시간으로 OECD 국가 중 상위권이며 G7 국가 대비 가장 길지만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낮은 수준"이라며 "장시간 근로 비중은 중소기업과 비임금 근로자에서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근로시간 분포 역시 기업 규모와 고용 형태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주 53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 비중은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5.7%, 300인 이상에서 4.7%로 나타났고 비임금근로자는 22.3%로 임금근로자(5.5%)보다 크게 높았다. 반면 단시간 근로 비중은 임시직과 일용직에서 높게 나타나는 등 노동시장 양극화 현상도 확인됐다.

노 실장은 특히 벤처·스타트업과 같은 연구개발 중심 기업의 경우 프로젝트 집중도가 높은 만큼 현행 근로시간 제도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현재 최대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용 절차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개발 분야에 한해 특별연장근로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근로시간 유연화가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노 실장은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 원칙을 유지하되 주 단위 24시간 연속 휴식을 추가로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근로시간 기록과 관리의 투명성을 높여 노사 모두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괄임금제 개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연구원 측은 포괄임금제 오남용이 장시간 근로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합리적인 급여 지급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근로시간 유연화가 기술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AI 모델 개발, 반도체 설계, 로봇·딥테크 연구 등은 일정 기간 집중적인 연구가 요구되는 특성이 있어 근로시간 규제와 혁신 속도 간 균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노동계에서는 근로시간 규제 완화가 장시간 노동을 다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도 개선이 추진될 경우 산업별·직무별 특성에 맞춘 세부 기준 마련과 건강권 보호 장치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대기업·협력 중소기업·동반성장위원회 간 협력 생태계 논의 과정에서도 근로시간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급망 전반에서 근로시간 운영 방식이 연결돼 있는 만큼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AI와 딥테크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근로시간 제도 역시 연구개발 환경 변화에 맞춰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정부의 노동정책과 산업 경쟁력 전략이 맞물리며 근로시간 유연화 논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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