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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불장인데 영업익 2배 차… 메리츠, 키움 못따라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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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2. 10. 17:49

위탁매매 강자 키움, 사상 최대실적
IB 기반 메리츠는 영업익 뒷걸음질
2278조 vs 346조 압도적 거래대금차
'해외주식수수료 0' 당국제동도 원인
지난해 증시 불장 속 '리테일 양극화' 현상에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강자인 키움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승승장구하는 동안, 기업금융에 강한 메리츠증권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쳤다. 두 증권사의 자기자본 격차는 20%가량이지만 정반대의 사업 구조 탓에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벌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일한 호황 속에서도 극명한 차이가 나타난 것은 증권사의 사업 구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대목이다. 리테일 중심 수익 구조를 갖춘 증권사는 매출 증가를 곧바로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반면, 그렇지 못한 곳은 거래대금 증가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셈이다. 리테일 경쟁력이 결국 증권사의 핵심 요소라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키움증권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4882억원으로 전년 규모에 비해 3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 측은 국내·미국 증시 활성화에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분기 1844억원이었던 수수료 수익은 2분기 2054억원, 3분기 2193억원, 4분기 2774억원 등으로 매 분기마다 늘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2024년 1조54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작년 7883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전년 대비 25% 하락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수익 다변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리테일 부문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해 왔다. 예수금을 자동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해 이자를 주는 'RP 자동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재작년 11월부터 유관기관 비용을 포함해 국내외 주식 거래 수수료를 완전 무료화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럼에도 메리츠증권의 수수료 수익은 키움증권을 따라잡지 못했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상품 판매를 합한 리테일 사업 수익의 경우 작년 1분기 476억원, 2분기 1327억원, 3분기 1575억원 등이다.

이 같은 양상은 거래대금 수준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코스콤이 종합한 증권사별 국내주식 거래규모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작년 2278조2768억원의 거래대금으로 시장 점유율 17.96%를 차지하며 1위를 지켰다. 2024년 2141조5448억원(점유율 19.21%)에서 약 137조원 증가한 규모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거래대금은 346조1895억원으로 2024년(166조5656억 원) 대비 2배 이상 폭증하며, 14위에서 10위로 업계 순위를 끌어올렸다. 점유율은 1.49%에서 2.24%로 증가했는데, 압도적 1위인 키움증권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리테일 확장의 승부수로 던졌던 '해외주식 수수료 완전 무료' 정책이 당국 제동에 걸리면서, 공격적 고객 유치 전략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두 회사 간 수익성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증시가 활황을 이어갈수록 브로커리지 중심 모델의 강점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어서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로의 개인 자금 유입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유동성 공급기인 지난 2020년 80%에 육박했던 개인투자자의 국내주식 거래 비중은 작년엔 코스피 지수 76% 급등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64.2% 수준이었다.

고 연구원은 "올해 개인의 국내 증시 복귀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 추정치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간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을 5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만 별도 순이익 기준 평균 10%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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