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회복기 들어선 미술시장...전문가 조언 통한 안전한 구매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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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진행된 케이옥션 첫 메이저 경매는 낙찰률 70%를 넘겼고, 추정가 달성률 역시 70% 수준을 기록했다. 손 이사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확실히 훈풍이 느껴진다"며 "작년 11~12월에 50억~60억 원대 거래가 이어졌고, 서울옥션에서 샤갈 작품이 나오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난 데 이어 올 초에도 고가 작품들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소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회복 흐름의 배경으로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손 이사는 "금리 인하 기대감, 비교적 견조한 증시, 원화 가치 하락이 맞물리면서 원화를 그대로 보유하기보다는 대체 자산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늘었다"며 "구사마 야요이, 이우환처럼 해외에서도 활발히 거래되는 작가들에 대한 선호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첫 경매에서 가장 상징적인 사례로는 안영일의 작품을 꼽았다. 추정가 1500만원에서 시작한 작품은 경합 끝에 8600만원에 낙찰됐다. 손 이사는 "안영일은 단색화 계열로 분류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작가"라며 "최근 페로탱 런던 전시 등 해외에서의 재조명이 시장에서 작가를 다시 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LACMA)에서 전시한 최초의 한국 작가라는 이력처럼 작품성은 이미 검증돼 있었지만, 국제 무대의 조명이 시장 평가를 바꿨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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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이사는 2026년 상반기 시장을 관통할 키워드로 '검증된 작가로의 집중'을 꼽았다. "시장이 좋을 때는 전반적으로 다 잘 팔리지만, 불황이나 조정기에는 작품별 차이가 극명해진다. 미술사적으로 탄탄한 작가, 해외 시장과 연동되는 작가들이 선택받는다"는 것이다.
손 이사는 시장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흐름으로 진단했다. 고가 블루칩과 신진 작가 중심의 중저가 시장은 동시에 존재하지만 이 사이 중간 지대는 점점 얇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 이 간극이 다소 완화될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은 K자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반인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손 이사는 "경매에서는 낙찰가 외에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하고, 작품에 관한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위, 소장 이력까지 고려하면 초보자일수록 경매회사를 통한 구매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주목할 분야로는 실험미술 작가군을 언급했다. 이건용, 이강소, 김구림 등은 코로나 이후 시장을 이끌다 최근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다음 상승 국면에서 다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승원, 안영일 등도 그 흐름에 힘을 보탤 작가로 거론했다.
손 이사는 다만 끝까지 '투자'라는 단어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미술품은 미학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함께 존재하지만 투자만 보고 접근하면 안 된다"며 "작품이 주는 진정한 가치를 체험한 사람이 소장해야 한다. 그래야 설령 시장 가격이 흔들려도 여전히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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