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소송·가격 변수 동시 부각…시장 안도와 경계 교차
EU·멕시코 신중 대응…'122조 150일 한시 관세' 이후 추가 조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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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대법원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상호관세 및 '펜타닐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지 않고 곧장 세계 각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서명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 트럼프, 122조 관세 발동…150일 제한 단기 수단 한계
이번 관세는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것으로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최고 15%의 관세를 최장 150일간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와 301조를 대안으로 내세웠지만, IEEPA의 완벽한 대체가 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관세의 경우 150일이라는 시한이 존재하고, 301조는 외국이 차별적인 관행을 통해 미국과의 상거래를 제한했다는 조사 결과가 필수적으로 나와야 한다. 이 조사에는 몇 달이 소요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5개월이 되는 그 기간 우리는 다른 나라에 공정한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조사를 할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걷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관세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행동에 대응할 권한을 준다.
그레고리 파라넬로 아메리벳 증권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이는 단기적인 수단일 뿐"이라며 "지금까지 체결한 여러 무역 협정의 세부 조항 속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을 것(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이라고 내다봤다. 그레타 파이시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법률고문은 "시간이 지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IEEPA와 유사한 체계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IEEPA만큼 빠르고 유연한 무역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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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판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응수가 연달아 발표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장 마감을 앞두고 주요 지수들이 판결 발표 직후 몇 분 만에 급등했다가 하락하며 등락을 반복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특히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00%, 30년물 국채 금리는 4.74%까지 올랐다. 통상 채
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오자이크(Osaic)의 필 블랑카토 수석 시장 전략가는 "재무부가 기업들에 상당한 금액을 상환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로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며 "이는 재정 적자 확대와 미국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97.79로 마감했다. 2월 들어 강세를 보였고 나흘 연속 상승하던 달러는 이날 하락으로 돌아섰다. 미국 국채와 달러 가치는 미국의 안정성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만큼 미국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시장의 평가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대체 투자처로 꼽히는 귀금속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5.8% 상승한 82.92달러를 기록했고, 백금과 팔라듐 현물가는 각각 4.5%, 4% 올랐다. 금 현물은 1.5% 상승한 온스당 5천71.48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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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입장에서는 관세 환급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고율의 관세를 지불한 기업들이 이번 판결로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세부 지침이 없어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소수 반대 의견을 낸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환급 조치가 재무부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엉망진창(a mess)'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는 "대법원이 환급 '여부·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아 환급 쟁점이 하급심으로 넘어가며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환급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수주·수개월·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IEEPA에 따라 발생한 상호관세 수입은 총 1335억달러(약 193조원)로 집계됐다.
학계와 월가에서는 이보다 수입 규모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일대학교 예산연구소는 지난해 IEEPA 관련 관세 징수액이 1420억달러(206조원) 규모라고 추산했고, JP모건은 현재까지 징수 총액이 2000억달러(29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체 환급 규모가 최대 17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소기업 연합인 '우리가 관세를 낸다(We Pay the Tariffs)'의 댄 앤서니 사무총장은 "이 돈은 번거로운 절차 없이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며 '완전하고 신속한 자동 환급'을 요구했다.
전미소매업협회(NRF)도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도록 법원이 원활한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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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이후 각국 정부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로프 길 유럽연합(EU) 무역대변인은 무역에선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판결과 관련해 미국 행정부가 취하려는 조치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듣기 위해 긴밀히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대법원 판결이 전 세계 경제에 즉각적인 안도감을 주지 못했다"며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하를 기대하겠지만, 이 역시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올루 소노라 미국 경제 부문장은 "관세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부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관세율이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가격 인하를 꺼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경제학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관세를 낮춤으로써 얻는 경제적 부양 효과는 장기적인 불확실성에 의해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NYT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특권적 무역 지위가 계속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할 뜻을 밝혔고, 캐나다는 이번 판결이 '관세가 정당하지 않다'는 정부 입장을 뒷받침한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반면 멕시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10% 추가 관세'가 가져올 잠재적 영향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먼저 미국 측이 어떤 구체적인 조처를 할지 지켜본 뒤, 그것이 우리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최근 몇 달간 발표된 협정(합의)에서 손을 떼는 것은 무역 파트너들에게 선택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톰 래미지 한미경제연구소(KEI) 경제정책 분석관도 "이번 판결이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의 종말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미국 행정부는 무역 합의에서 물러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어떤 형태의 보복적 본보기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