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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질문 앞에 한 언론인이 새로운 선택을 했다. 30년간 한국 사회의 정치·경제·사회·국제 현장을 기록해 온 이봉준 전 기자다.
이봉준은 연합뉴스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사건과 재난 현장을 누비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 왔다. 이후 러시아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국제 질서의 흐름을 직접 체감했다. 그는 권력의 언어를 전하기보다 현장의 사실을 기록하는 데 집중해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오랜 시간 기록의 무게를 짊어졌지만, 동시에 기록만으로는 세상을 바꾸기 어렵다는 한계 역시 통감했다고 한다..
최근 출간된 '세상을 기록하던 사람에서 바꾸는 사람으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책은 한 언론인의 이력을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기록은 충분했는가. 기록 이후,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봉준은 이 물음 앞에서 기존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안정된 언론인의 길을 내려놓고 정치 현장으로 들어섰다. 현재 국민의힘 수원시갑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회의실보다 지역 골목과 시민 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힌다. 연단 위의 정제된 언어보다, 정리되지 않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책은 '설명하는 정치'가 아닌 '선택하고 책임지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는 그의 고민을 담담히 풀어낸다. 거창한 이념이나 구호 대신, 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지, 왜 정책은 제자리걸음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그리고 해답은 속도보다 방향, 수사보다 책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상을 기록하던 사람에서 바꾸는 사람으로'는 정치인의 자서전이나 선언문이라기보다, 한 시대를 기록해 온 사람이 직접 책임의 자리에 서기로 한 과정을 담은 기록에 가깝다. 정치가 왜 시민에게서 멀어졌는지, 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주목해볼 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