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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수놓을 두 거장의 피아노…시프·시시킨, 내달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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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2. 19. 09:23

'바흐 해석의 거장' 안드라스 시프, 15일 예술의전당…"프로그램은 당일 공개"
'러시아 피아니즘 계승자' 드미트리 시시킨, 8일 같은 무대서 2년 만에 귀환
안드라스 쉬프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안드라스 쉬프. /마스트미디어
세계가 주목하는 피아노 거장 두 명이 다음 달 한국을 찾는다.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안드라스 시프(72)와 러시아 정통 피아니즘의 혈통을 잇는 차세대 강자 드미트리 시시킨(34)이 각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시시킨은 다음 달 8일, 시프는 15일 리사이틀을 연다.

바흐 해석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시프는 '피아니스트들의 교본',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만큼 정교하고 절제된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나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팔 카도사, 죄르지 쿠르탁을 사사한 그는 고전 레퍼토리 해석의 정점에 선 연주자로 평가된다. 특히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으로 명성을 쌓았으며, 독일 라이프치히 시가 수여하는 바흐 메달을 받으며 그 예술성을 공인받았다.

시프의 음악 세계는 단순한 '정통성'에 머물지 않는다. 악보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매 공연마다 다른 호흡과 흐름을 만들어내는 즉흥적 감각이 공존한다. 그가 오랫동안 고수해 온 '당일 프로그램 공개' 방식은 이러한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연주 전까지 레퍼토리를 숨긴 채 무대에 올라, 그날의 공간과 악기, 자신의 내면 상태에 따라 곡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를 두고 "지금 이 순간 나를 가장 강하게 끌어당기는 음악을 관객과 나누는 과정"이라고 설명해왔다.

시프는 1999년 창단한 실내악단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와의 활동을 통해 협주곡과 실내악 분야에서도 깊이 있는 해석을 선보이며, 연주를 넘어 작품에 대한 사유를 드러내는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리사이틀 역시 바흐를 중심으로 한 고전 레퍼토리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그의 즉흥적 선택이 어떤 음악적 서사를 그려낼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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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피아니즘 계승자' 드미트리 시시킨. /마스트미디어
같은 장소에서 일주일 앞서 열리는 시시킨의 리사이틀은 러시아 피아니즘 특유의 강렬함과 색채감을 전면에 내세운다. 시시킨은 '피아노의 황제'로 불리는 예브게니 키신이 "탁월한 전문성과 섬세한 예술성을 겸비한 피아니스트"라고 극찬한 연주자다. 2018년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2위 등 굵직한 성과를 통해 실력을 입증했다. 러시아 첼랴빈스크 출신으로 '피아노의 여제' 엘리소 비르살라제에게 사사하며 모스크바 음악 전통의 정수를 흡수했다.

2024년 3월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찾는 이번 무대의 핵심은 '편곡'이라는 키워드다. 피아노 한 대로 성악과 발레, 관현악의 세계를 재구성하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리스트가 편곡한 프란츠 슈베르트의 가곡으로 시작해,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을 거쳐,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까지 이어지는 구성이다.

강렬한 타건과 치밀한 테크닉으로 정평이 난 시시킨이 오케스트라의 색채와 발레의 움직임을 어떻게 88개의 건반 안에 담아내는지가 이날 공연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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