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설 단위 전력·물 사용량 공개 장치 없어
EU, 자원 사용 정보 중앙에서 관리하는 방식
미·영·네덜란드 등 비용 부담, 전력망 연결 등 제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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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데이터센터협회에 따르면 2028년까지 국내에 76개의 AI데이터센터가 추가로 들어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필요전력량도 폭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가 올해 1월 발간한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성장 전망(South Korea Data Center Market Size & Growth to 2031)'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용량은 2025년 1960메가와트(MW)에서 2030년 6320MW로 확대될 전망이다. 5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비용 부담·이익 재분배 방안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확한 규정이 없다. 기업과 지자체의 개별적인 판단에 맡기고 있다. 이마저도 구체적인 이익 환수 비율 등을 정하지 않고 표면적인 논의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데이터센터 입지 조건을 엄격히 선별하기 위해 도입된 전력계통영향평가도 계통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설 단위의 전력·물 사용량 공개나 전력망·수자원 부담을 사용자에게 배분하는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데이터센터마다 흡수하는 전력과 물 규모마저 뚜렷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반면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부담 증가를 전제로 정책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년 41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945TWh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6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유럽연합(EU)은 자원 사용 정보를 중앙에서 관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2023년 개정된 에너지효율지침에 따라 IT 설비 전력 수요 500킬로와트(kW) 이상 데이터센터는 전력·물 사용량과 에너지 효율 지표(PUE),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등을 매년 보고해야 한다. 1MW를 초과하는 시설에는 원칙적으로 폐열 회수 등 열 재활용도 요구된다. 공시된 자료는 각 회원국과 EU 단위로 관리된다.
미국은 비용 부담 문제를 중심으로 제도를 손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2028년 최대 580TWh까지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2024년 대한민국 전체 전력 사용량(558TWh)과 맞먹는 수치다. 이에 따라 송배전망 증설 비용이 일반 소비자 요금으로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논의가 주(州) 단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국은 전력망 연결 제도 정비와 함께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에 지역 기금이나 계획 협약 형태로 비용 부담과 지역 환원을 묶는 방식을 쓰고 있다. 네덜란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국가 차원에서 제한하고, 클러스터 외 신규 입지를 억제해 전력망 혼잡과 공간 부담을 관리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