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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투기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누구를 향한 상징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양산시는 지난해 11월 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심 대로변에 대형 군용기를 고정 전시했다. 차량 통행이 많은 위치, 체육시설과 인접한 공간이다. 시는 가시성이 높다,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왜 하필 여기냐, 이게 꼭 지금 필요한 일이었나라는 반문이 더 많았다. 이미 양산에는 현충탑과 참전 기념비, 항일운동 기념시설, 시립독립기념관까지 갖춰져 있다. 안보와 역사를 이야기할 공간이 없는 도시가 아니다. 그럼에도 또 하나의 상징물을 도로변에 세운 선택은, '깊이 있는 기억'보다 '눈에 띄는 구조물'을 택한 결정처럼 보인다.
예산 과정 역시 깔끔하지 않다. 처음 계획보다 늘어난 사업비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진행된 절차. 전투기 설치가 완료된 지금,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설명은 의회를 거쳐 승인됐다는 말로 정리되고 있다. 그러나 승인됐다는 사실이 곧 타당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투기 아래에서 운동을 하던 시민, 아이 손을 잡고 지나던 부모, 야간에 차를 몰고 교차로를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이 전시는 '안보 교육 공간'이 아니라 일상의 배경이다. 그 배경이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때로는 위험하게 느껴진다면 행정은 그 신호를 읽어야 한다.
정치권 반응도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민주노동당은 시대착오적 사업이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미 승인된 사업"이라는 말로 더 이상의 논쟁을 피했다. 견제와 토론이 충분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안보는 구조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억은 설명으로 남고, 교육은 콘텐츠로 이어지며, 안전은 세심한 배려에서 비롯된다. 전투기가 모든 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전투기는 이미 세워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이 사업이 남긴 효과를 점검하고, 시민 불편과 안전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지, 그리고 앞으로의 행정이 같은 선택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배울 것인지에 대한 답이다. 전투기는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행정은, 그리고 질문은 계속 움직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