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용수 기반 국가 산업 재편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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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부지사는 24일 자신의 SNS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지연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차세대 정치 리더로 거론되는 한준호 의원을 실명으로 언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한 의원을 향해 "호형호제하는 굳건한 동지"라고 표현하면서도 "그럼에도 공개적으로 한마디 해야겠다. 이건 아니지요"라며, 개인적 친분을 넘어 국가 산업 전략을 둘러싼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발단은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지연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다. 일각에서는 토지 매입 지연과 행정 절차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강 부지사는 이를 "본질을 비켜간 진단"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아무리 땅을 빨리 확보해도, 그 거대한 단지를 가동할 전력과 막대한 산업용수는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반도체 산업 입지 전략의 핵심은 토지 확보가 아니라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수자원 조달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 소비와 초순수 기반 공정을 요구하는 대표적 에너지 집약 산업이다. 강 부지사는 수도권 집중 전략이 다른 지역의 희생과 막대한 송전망 확충 비용을 전제로 작동해 왔다고 지적하며, 반복되는 송전선 증설 갈등과 사회적 비용 문제를 구조적 한계로 꼽았다.
그는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산업이 전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으로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 선택"이라며, 산업 입지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대안으로 제시한 지역은 전남이다. 전남은 전국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보유한 지역으로, RE100을 요구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환경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입지라는 설명이다.
또 하루 130만 톤 이상의 산업용수 공급 여건, 광활한 산업 부지, 비교적 신속한 인허가 행정 시스템 등을 강점으로 제시하며, 반도체 산업의 장기 안정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전남이 최적지라는 논리를 폈다.
특히 전남·광주 통합 구상을 전제로 한 '전남광주특별시'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해 주목된다. 이는 단순한 기업 유치 경쟁을 넘어, 국가 산업 구조를 에너지 기반으로 재편하자는 근본적 전략 전환 요구로 해석된다.
정치적 파장도 적지 않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정치인들에게 산업 입지 전략이 지역 이해관계에 매몰돼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강 부지사는 한 의원을 향해 "경기도를 품되, 대한민국 국가 전략을 더 크게 지휘해 달라"고 요청하며, 지역 발전과 국가 전략이 충돌할 때 정치인의 선택을 공개적으로 묻는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을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논쟁을 지역 개발 이슈가 아닌 국가 경쟁력 차원의 장기 전략 문제로 끌어올린 계기로 평가하고 있다. 전력 수급 안정성, 산업용수 확보, 탄소 규제 대응, 송전망 확충 비용,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복합 과제가 얽힌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와 정치권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 부지사의 이번 공개 발언은 그동안 물밑에서 이어져 온 '수도권 집중 대 에너지 기반 분산' 논쟁을 전면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용인 중심 전략이 유지될지, 재생에너지 생산지 중심의 구조 전환이 현실화될지는 향후 정부 정책과 정치권의 선택에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반도체 입지 논쟁이 더 이상 지역 개발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지형과 국가 경쟁력의 향방을 가를 전략적 선택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