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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25, 구청장에게 듣다] 정원오 “행정은 주도자 아닌 ‘플랫폼’”…서울시장 본격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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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03. 02. 12:58

서울시장 선거 채비 돌입한 정원오 성동구청장 인터뷰
"시민이 원하는 행정으로 신뢰…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성수동 발전, 성동구민과 행정의 인내 덕" 吳 시장 직격
AI행정·톱2 도시 등 시정 구상 확장 중
정원오 성동구청장 인터뷰5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아투TV '심쿵 토크쇼'에 출연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행정은 앞에서 끌고 가는 주도자가 아니라, 시민과 기업이 스스로 뛰어놀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12년 동안 서울 성동구를 이끈 정원오 성동구청장. 낙후된 공장지대가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탈바꿈된 성수동, 전국 최초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9년 연속 전국 유일 민원서비스 최우수기관, 10년 만에 40% 늘어난 공유재산 1조 8714억원, 스마트쉼터로 대표되는 스마트 행정 등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12년간 쌓아온 성적표는 기초자치단체인 '성동구'를 전국적으로 주목하게 만들었다. 수도권 유일한 3선 기초단체장인 그는 이제 더 큰 도약을 앞두고 있다.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을 내세우며 서울시장 도전장을 내민 정 구청장을 만나봤다.

정 구청장은 지난달 20일 아시아투데이 유튜브 방송 '심쿵토크쇼'에 출연해 "성동구청장으로 '늘 곁에서 힘이 되겠습니다'라는 약속을 드렸는데, 이제 서울로 더 넓게 해보려고 한다"며 "서울시민의 일상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시민의 불편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서울시장 도전을 거듭 밝혔다.

특히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그가 요즘 공을 들이는 것은 시정 구상의 외연 확장이다. 유튜브 채널 '정원오TV'를 통해 AI 및 도시공학 전문가들과 직접 대담을 나누며 미래 도시 행정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AI·스마트시티·도시혁신 등 서울이 맞닥뜨릴 미래 의제를 공개적으로 탐색하는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그는 "AI 시대에 시(市)와 시장은 더더욱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며 "25개 자치구와 구청장들이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마음껏 뛸 수 있도록 권한과 예산을 나눠주면, 그 성과가 결국 서울 전체 시민의 삶을 바꾼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이 처음 내세운 슬로건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역시 거창한 공약보다 일상의 변화를 앞세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평소 개인 문자 전용 번호를 공개해 주민 민원을 직접 받고 답해온 정 구청장에게 어느 날 한 택시기사가 SNS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시민들이 바라는 서울은 대단한 게 아니다. 세금 아깝지 않게 해주는 행정이 가장 바라는 서울이다." 정 구청장은 "그 한 줄을 읽는 순간 확 와닿는 게 있었다"며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출퇴근길이 편해지고, 아이 키우기가 수월해지고, 어르신의 하루가 안전해지는 변화가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받아온 소통 방식이 슬로건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행정의 가치는 명분이 아닌 시민의 체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철학이 그의 출마 선언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민원 행정에 대한 접근도 같은 맥락이다. 정 구청장은 "담당 부서가 처리하면 여러 부서 간 핑퐁이 생겨 해결이 늦어진다"며 "내가 직접 민원을 받으면 바로 지시할 수 있고, 주민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원을 처리 건수가 아닌 행정 개선의 데이터로 활용해온 방식이 9년 연속 최우수기관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인터뷰2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아투TV '심쿵 토크쇼' 방송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25개 자치구별 정체성 살려 '성수동' 같은 핫플레이스로 성장시킬 것"
특히 성수동의 발전은 정 구청장의 3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으로 꼽힌다. 최근 성수동 진흥지구를 4배로 확대했는데 5년간의 '집요한 행정'이 낳은 결실이다. 정 구청장은 2021년 서울시에 성수 진흥지구 확장을 제안한 뒤 전략환경영향평가,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복잡한 절차를 하나씩 풀어가며 2025년 결정을 이끌어냈다. IT에 한정됐던 우대 업종도 문화·유통·콘텐츠까지 넓혔다.

2014년만 해도 낙후된 준공업지역이었던 성수동을 개발하기 위해 정 구청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켜내는 행정'이었다.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해 임대료 급등을 제어하고, 기존 상인과 주민이 버틸 수 있는 안전망을 만들었다. 이어 '붉은벽돌 건축물 보전·지원사업'을 통해 과거 공업지대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구축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2023년부터 글로벌 문화창조산업축제 '크리에이티브X성수'를 개최해 첫해 200여 개 기업·4만 8000명 방문에서 출발해 지난해에는 456개 기업·23만명이 참여하는 서울 대표 축제로 성장했다. 지금은 무신사·크래프톤·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업들이 줄지어 성수동으로 향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장이 되면 이 모델을 서울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모양의 복제가 아닌 원리의 확산"이다. 성수동이 정답이 아니라, 성수동을 만들어낸 방식이 정답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아직 개발 잠재력이 충분히 발현되지 않은 지역을 발굴해 각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과 산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맞춤형 육성 전략을 짜겠다는 방향이다. 그는 "행정이 주도하는 하향식 방식이 아니라 도시의 고유한 정체성과 전통을 살려 시민의 공감과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추진된다면 어느 지역이든 사람이 모이고 머무르고 싶어하는 핫플레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행정의 역할도 명확히 제시했다. 시(市)가 권한과 예산을 틀어쥐는 대신, 25개 자치구청장들이 지역 특성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권한과 재정을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정 구청장은 "25명의 작은 시장들이 동네마다 열심히 뛰게 되면 그 성과가 고스란히 서울 시민 전체의 삶으로 돌아온다"며 "시가 모든 것을 쥐고 끌어가는 방식으로는 서울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다 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인터뷰4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아투TV '심쿵 토크쇼' 방송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성수동 발전은 구민과 행정의 인내…시민이 원하는 행정으로 신뢰쌓아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도 거침없이 언급했다. 성수동 발전과 관련 전략정비구역 사업 지연의 책임을 전임시장과 정 구청장에게 돌린 오 시장을 향해 "무상급식으로 사퇴하신 이후 약 9년간의 공백기 동안 업데이트가 안 된 상태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업 지연의 실제 원인으로 조합 구성 지연, 경기 침체, 부담금 문제 등 복합적 요인을 꼽았다. 오 시장이 2021년 2기 시정 취임 첫날 성수전략정비구역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자신했지만 정비계획 변경에만 3년 5개월이 걸렸고, 이후 한강변 덮개공원 허가 문제로 사업이 또 막히자 정 구청장이 직접 지난해 8월 환경부장관 면담에 나서 같은 해 10월 하천기본계획 변경심의를 마무리지었다는 설명이다.

삼표레미콘 부지개발에 대해 자신이 창안한 사전협상제도를 활용했으면 더 빨랐을 것이라는 오 시장의 지적에 대해서도 "사전협상은 민간이 개발계획안을 가져와야 작동하는 체계인데, 계획안이 나온 것이 2022년의 일"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성동구, 관계기관, 기업이 참여한 100여 차례의 실무협의가 끈질기게 이어진 끝에 2022년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라는 결실을 맺었다"며 "오랜 시간을 함께 견뎌온 구민과 행정을 생각한다면 자기 성과인 것처럼 홍보하는 발언은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이 브랜드 정책으로 내세운 한강버스, 감사의 정원 등에 대해 "시민이 원하지 않는데 '도시에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하향식 행정과 다르지 않다"며 "시민의 요구에 기반한 생활밀착 정책과 충분한 공감을 거친 장기 비전 정책이 함께 갈 때 비로소 시민이 신뢰하는 서울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다가 35일 만에 재지정한 결정도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줬고 정책 신뢰를 훼손했다"고 직격했다.

서울 주택 문제 해법에 대해서는 재개발·재건축 심의 창구의 권한 분산을 제안했다. 500세대 미만 소규모 사업은 자치구 단위에서 심의해 속도를 높이고, 대규모 사업은 서울시가 전담 조율하는 방식이다. "서울시에 권한이 모여있는데 중앙과 지방이 하나의 방향을 바라보고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면 단기 반발을 관리하면서도 중장기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은 '구민이 원해서' 시작한 성동형 스마트 정책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 중 하나인 'A' 디자인어워드 플래티넘을 수상한 스마트 쉼터를 비롯해 스마트 횡단보도 역시 도입 후 교통사고율이 40% 이상 줄었고, 습도·인체 감지 센서를 탑재한 성동형 냉온열의자는 현재 164개소에서 운영 중이다. 스마트 흡연부스는 음압 설비로 연기를 차단해 흡연·비흡연자 모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서울 곳곳에 이런 시설들이 설치된다면 시민 생활 속 불편을 한결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일 구청장 퇴임을 앞두고 본격적인 서울시장 선거 채비에 나서는 정 구청장은 "성동구민의 과분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더 넓은 곳에서 더 뛰고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2년간 성동구에서 증명한 '세금이 아깝지 않은 행정'을 서울 전체로 넓히겠다는 그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인터뷰3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달20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아투TV '심쿵 토크쇼' 방송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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