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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동전쟁, 단기종료 안 될 가능성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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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03. 00:01

/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무차별 보복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이란은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을 뿐 아니라 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인근 걸프만 이웃에도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 미·이스라엘군이 전격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군 최고지휘부 상당수를 제거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희망한 대로 사태가 이른 시일 내 종결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가 선언한 공습의 목표는 '정권 교체'다. 이란 국민을 향해 "일어나 정부를 접수하라"며 하메네이 신정체제 전복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란 사태는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의 제거로 일단락된 베네수엘라 공습과는 차원이 다르다. 신정체제의 안보 인프라와 군사·전략적 목표물에 대한 연쇄 공습만으로 정권 교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낮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명예회장은 정권 교체라는 정치적 목표는 현지 점령 이외의 수단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게 역사적 경험이라고 했다. 하메네이가 죽은 지금, 현 체제 내 최고 강경파가 권력을 쥘 가능성도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유명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도 미국의 이란 공격은 '단판 승부(one and done)'가 아니라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가 사태와 관련한 중대한 이해관계와 예측 못 할 위험을 미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이미 영향권에 들어섰다. 2일 일본 닛케이지수가 한때 2.7% 급락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미국 텍사스산 원유 선물가격도 한때 13% 급등해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섰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단기 급등한 이후에도 상당기간 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의도대로 정권 교체가 발생할 가능성보다 강경파의 득세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들이 물귀신 작전을 펴 UAE, 사우디, 쿠웨이트 등 걸프만 국가들의 유전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방어가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단기에 종결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충격은 금융과 실물경제 양 측면에서 다 발생할 것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조 바이든 당시 미 대통령은 하루 440만 배럴씩 비축유를 풀었다. 하지만 유가 안정에는 실패했다. 당시 미 비축유는 5억7000만 배럴이었고 지금은 4억1500만 배럴에 불과하다.

정부는 환율 급등과 주가 하락 등 예상되는 금융시장 혼란에 대비해야 한다. 유가와 해상 운임 급등, 그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 혼란 등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생산과 투자, 소비에 중장기 충격을 미치는 실질적인 리스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일회성,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상당기간 지속될 위험이라는 인식을 갖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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