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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최근 직접 임명한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에게 정직 1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강 총장은 징계위원회에서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노려볼 정도로 크게 위법성을 지적했고, 병력 추가 투입을 막기 위해 예하 부대에 지침을 내리는 등 군인으로서 소신을 지켰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작위의무 위반'이라는 잣대로 본인들이 임명한 4성 장군을 사실상 경질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비상계엄 관련 '2차 특검'의 행보다. 군 내부에서는 2차 특검이 1차 수사에서 불기소나 무혐의 처분을 받은 합동참모본부 등 주요 기관과 인물들을 다시 겨냥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정책 결정권이 없는 영관급 장교들에게까지 수사의 칼날을 겨누며 '위법한 명령에 복종했다'는 책임을 묻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간 우리 군은 위법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권리에 대한 법적 장치가 전무한 상태였다. 최근에서야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불법적 명령의 책임을 실무자 개개인에게 지워 멸문지화(滅門之禍)식 수사를 벌이는 것은, 군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재편하려는 '줄세우기'일 뿐이다.
계엄 세력의 발본색원이라는 명분이 국가 안보라는 대의보다 우선하는지 묻고 싶다. 북핵 위협이 상존하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군의 심장부를 도려내고, 미래의 지휘관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며 군 전체의 사기를 꺾는 행위가 진정 나라와 우리 미래를 위한 길인가.
군의 사기는 수당 몇 푼이 아니라 명예와 신뢰에서 나온다. 상급자의 명령을 수행했다는 이유로 실무자까지 숙청의 대상으로 삼는 조직에서, 어느 누가 유사시 소신 있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겠나. 이미 야전에선 이런 우려가 팽배해있다. 초급 간부들의 수당을 소폭 인상하는 등의 대책으로 군심을 달랠 수 없을 것이다.
문민통제와 정치적 중립의 본질은 군이 안보라는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호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2차 특검, 국방부조사본부 산하 내란전담수사본부, 국방부 검찰단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통해 군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우리 군은 국민의 군대가 아닌 '정권의 눈치를 보는 군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계엄세력 퇴출과 국방개혁이라는 프레임 뒤에 묻힌 군 사기 저하의 실상을 직시해야 한다. 아니 이미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군을 정치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대가는 결국 국가 안보의 구멍이라는 비싼 청구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