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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현대차, ‘중동전쟁’ 변수…다시 한번 ‘위기 극복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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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3. 11. 08:22

미국·이란 전쟁, 글로벌 산업 전반 암운
공급망·물류 네트워크…車 산업도 영향
현대차, 위기 속 체급 키워…중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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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 전경./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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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전쟁 포화가 중동을 넘어 글로벌 산업 전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중동을 지나는 원유 수송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는 출렁이고, 물류 비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에게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 네트워크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지정학적 변수에 민감하고 현대차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일 시장조사기관 베른스타인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전쟁이 장기화되면 중동 자동차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 역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의 주력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다. 하지만, 중동은 단순한 판매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를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전동화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수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 역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동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함께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번 중동 전쟁은 현대차 입장에서 미국발 관세 위기 이후 또 한 번 맞닥뜨린 중대한 변수로 평가된다. 물류 차질과 유가 상승은 곧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현대차그룹이 참여 중인 사우디의 '기가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중동 사업 역시 일정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숱한 글로벌 위기를 겪으며 오히려 체질을 강화해온 기업이다.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온 경험이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 현대차만의 '위기 극복 DNA'다. 정의선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현대차그룹을 움직여온 가장 강력한 힘은 어떠한 시련도 끝까지 도전하는 정신에 있다"며 현대차가 가진 고유의 대응력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며 체급을 키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급감에 고전하는 사이 파격적인 품질 개선 및 보증 프로그램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선 특유의 기동성을 발휘해 공급망 위기를 극복했고, 글로벌 판매량 '톱3'로 올라섰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발 관세 위기 역시 현지 생산 확대와 전동화 투자, 컨틴전시 플랜 가동 등을 통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오히려 더 높였다. 숱한 위기는 도리어 도약의 지렛대가 된 셈이다.

이번 중동 정세 역시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거센 파도 속에서도 노련한 선장은 파도의 높이가 아니라 바람의 방향을 읽는다. 글로벌 완성차 '퍼스트 무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이 중동발 불확실성이라는 새로운 파도를 마주한 지금, 현대차가 다시 한 번 위기 극복 DNA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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