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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확전 공포에 국제유가 3일째 급등…브렌트 103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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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14. 05:12

트럼프 "다음주 강한 타격" vs 이란 "해협 봉쇄 지속"
전쟁 14일째 긴장 최고조
...美·국제에너지기구, 비축유 방출
美, 러산 원유 거래 한시 허용
WTI 99달러 턱밑...석유 인프라 피해·전쟁 장기화 우려
UAE-IRAN-US-ISRAEL-WAR-CHINA
화물선 소스 블레싱(Source Blessing) 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두바이 북쪽 걸프 해역에서 갇혀 있는 모습으로 한 선원이 찍어 AFPTV를 공개한 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 충돌이 14일째 이어지며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3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전략비축유 방출과 러시아산 원유 거래 완화 등 공급 안정 조치에 나섰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에너지 인프라 공격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 브렌트 103달러 돌파…WTI도 99달러 근접

13일(현지시간) 국제 원유시장은 중동 정세 악화 영향으로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상승해 배럴당 103.14달러에 마감하며 2거래일 연속 100달러 선을 웃돌았다. 이는 약 3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장 대비 2.98달러(3.11%) 오른 배럴당 98.71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99.26달러까지 올라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에므릴 자밀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국내 원유 생산으로 에너지 안보 위험을 어느 정도 완충할 수 있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브렌트유가 WTI보다 더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급등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증시는 최근 하락 압력을 받았고, 도로 연료와 취사용 가스 가격 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태국 선적 벌크선 마유리나리호가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돼 화염에 휩싸인 모습으로 태국 해군이 공개한 사진./AP·연합
◇ 트럼프 "다음 주 매우 강한 타격"…이란은 호르무즈 봉쇄 지속

군사적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 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추가 군사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탄약을 보유하고 있고 그것을 사용하고 있다"며 "원한다면 계속할 수 있다"고 말해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은 이란 상공에서 수행한 공격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출격 및 폭격 횟수는 이전 공격보다 약 20% 더 많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신임 최고지도자는 전날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지렛대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현재 인도·튀르키예 등 일부 국가 선박에만 제한적으로 통항을 허용하고 있으며 해협에 약 10여 개의 기뢰를 부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라크 해역에서는 폭발물을 실은 이란 보트의 공격으로 연료 탱커 2척이 피해를 입으면서 이라크 석유 항만 운영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호르무즈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코르 팍칸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정박해 있다./AP·연합
◇ 美·IEA 비축유 방출에도 공급 불안 지속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는 공급 확대 조치에 나섰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11일 전략비축유(SPR) 1억7200만배럴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도 총 4억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 미국 재무부는 이날 바다에 묶여 있던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약 1억배럴에 대해 30일간 거래를 허용하는 임시 조치를 발표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 조치가 전쟁으로 혼란에 빠진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군사적으로 가능해질 경우 미 해군이 국제 연합군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호위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 "전쟁 장기화 우려"…시장 변동성 확대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근본적인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거래업체 IG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원유 거래 허용 조치는 단기적으로 공급 부족 우려를 완화했지만 중동 리스크 재점화로 그 효과가 크게 약화됐다"고 말했다.

선물 중개업체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뉴스가 계속 쏟아지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전쟁이 이어진다면 주말 이후 거래에서 다시 고점 돌파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야르네 실드롭 수석 원자재 애널리스트도 "시장은 전쟁 장기화를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며 "가장 큰 위험은 석유 인프라가 심각하게 손상돼 장기적인 공급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차단, 중동 에너지 시설 피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3월 평균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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