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능력 확충·고난도 공정 진입장벽 영향
AOC 기술 부상…ADC 한계 보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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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유럽 소재 제약사와 약 900억원 규모의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올리고 원료 단일 계약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에스티팜은 지난 1월에도 미국 소재 바이오텍과 약 825억원 규모 계약을 맺으며, 올해에만 약 17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수주 확대 배경에는 올리고 치료제의 적용 영역 확장이 있다. 올리고는 그간 환자 수가 적은 희귀 유전질환 치료에 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분야로 개발이 확대되면서 원료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에스티팜이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해온 점도 수주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스티팜은 2018년부터 안산 반월캠퍼스에 제1·2 올리고동을 구축해 현재 6~8몰(mole) 규모의 생산능력(CAPA)을 확보했다. 향후 증설 예정인 제2-2 올리고동까지 가동되면 총 14몰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올리고의 합성과 정제 공정은 기술 난도가 높아 생산 가능한 기업이 제한적이다. 올리고는 염기 결합이 반복될수록 수율이 낮아지는 구조로 제조가 까다롭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GMP(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생산 설비를 갖춘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발 앞서 생산 역량을 쌓아온 에스티팜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에스티팜의 수주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올리고를 항체와 결합한 AOC 기술이 차세대 모달리티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ADC와 달리, AOC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mRNA(메신저리보핵산)를 억제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이같은 특징으로 AOC는 ADC의 독성 문제를 보완할 차세대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AOC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IGF1R(인슐린유사성장인자 수용체) 항체 플랫폼을 활용한 AOC 연구를 진행 중이며,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1월 큐라진과 협력해 AOC 후보물질 개발에 착수했다. HLB파나진 역시 자체 AOC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ADC 중심 생산역량을 바탕으로 AOC 분야까지 넓힐 계획이다.
올리고 시장 성장과 함께 에스티팜의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스티팜의 올해 매출 추정액은 4038억원, 영업이익은 705억원이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약 22%, 28%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의약품 원료는 미국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은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현재 논의되는 관세정책은 완제의약품을 중심으로 검토되는 사안으로 원료의약품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원료의약품까지 관세 대상으로 정책 변화가 있을 경우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