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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북핵 6자회담 미 차석대표 “김정은, 미국과 관계 정상화 원하지만 핵보유국 인정 요구”…대북 협상 지렛대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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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01. 12:50

디트라니 "북한, 핵무기 50~60기·화성-20형 ICBM 전시…수년 내 100기 확대 가능성"
"중·러, 북 핵보유국 사실상 수용"
"군비통제 협상론 반대…비핵화 목표 속 핵실험·핵물질 생산 중단 협상해야"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조지프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가 가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진행된 국제한국학협의회(ICKS) 연례 학술 콘퍼런스 '2026 한미동맹의 과제'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조지프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3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여전히 원하지만,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 당시와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대폭 확장되고, 중국·러시아가 북한을 사실상 보호하면서 미국의 협상 지렛대가 크게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미국 내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는 북한과의 군비통제 협상에 반대하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CVD)를 최종 목표로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핵실험·핵분열물질 생산 중단 등 중간 동결 조치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이날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허드슨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한국학협의회(ICKS) 연례 학술 콘퍼런스 '2026 한미동맹의 과제'에서 발표문 발표와 그레그 스칼라튜 HRNK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NCPC) 소장·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미국 대표 등을 역임, 13년간 북한과의 협상을 담당하며 북한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을 처음 확인한 정보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조지프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오른쪽)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진행된 국제한국학협의회(ICKS) 연례 학술 콘퍼런스 '2026 한미동맹의 과제'에서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ICKS 대표와 대담을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전 북핵 6자회담 미 차석대표, 공동성명 평가…북한 핵 폐기 공약 명시…농축 우라늄 포함 요구는 거부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2005년 9월 19일 채택된 6자회담 4차 전체회의 공동성명이 북한의 '모든 핵무기 및 기존 핵 프로그램 포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의미 있는 합의였다고 평가했다.

공동성명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에 조기 복귀할 것을 약속하고,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가 없으며 핵·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침공할 의도가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6자회담 전체회의와 양자 회의 모두에서 북한에 HEU 프로그램을 명시적으로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했다며 공동성명 문안에 HEU에 관한 직접 언급이 없는 것이 그 결과라고 설명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 합의에 HEU를 명시하려 했다면 북한은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2000년 무렵부터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HEU 추구 의지를 일관되게 보여왔다고 밝혔다.

영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2021년 3월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영변 핵시설./맥사 테크놀로지 제공·CSIS의 '분단을 넘어' 캡처
◇ 2005년 vs 2026년…6자회담 '도구상자' 효력 급감...러·중 사실상 북핵 수용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2005년 당시 대북 협상 '도구상자(tool kit)'가 상당히 강력했지만, 2026년에는 그 효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당시 6자회담 의장으로서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것과 달리,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수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 결의를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역할론과 관련, 북한의 대외 무역과 원유 공급의 90%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그 지렛대를 사용해 북한을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러시아와의 관계에선 2024년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과 함께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 1만2000명 이상·포탄·탄도미사일을 지원하는 대가로 위성·핵·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중·러 3각 밀착을 고정된 구조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한 북한의 역사적 피해의식·거부감과 러시아·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경쟁 등 내부 균열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세 나라가 계속 정렬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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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4일 북한 평양에서 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ㅅ(시옷)'으로 보이는 문구를 단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아래)을 보면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위에 병력이 탑승하고 있지만, 이번에 공개된 SLBM(위)은 동체 길이는 비슷한 가운데 병력이 서 있던 공간까지 채울 정도로 탄두부가 커졌다. 북한이 SLBM을 다탄두형으로 개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연합
◇ 북한, 핵무기 50~60기·화성-20형 전시…선제 핵 사용 교리로 위협 확대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현재 HEU·플루토늄 등 핵분열물질을 토대로 핵무기 50~6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년 내 100기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15일 한국 방문 중 북한이 영변 핵단지에서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과 위성사진상 유사한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충하고 있다며 핵 프로그램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진전됐다고 경고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최근 사거리 1만5000㎞의 고체연료·이동식·다탄두 독립목표 재진입체(MIRV)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전시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능력을 과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부터 장거리 ICBM까지 4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확보했으며, KN-23·KN-24·KN-25 등 고체연료 이동식 SRBM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김정은이 최근 5000t급 2번 구축함 최현을 방문했고, 북한은 3·4번함 건조와 2030년까지 핵탑재 가능 구축함 12척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8700t급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 중이라며, 이는 선제 공격을 받더라도 핵 보복 능력을 유지하는 핵 삼각 체계의 두 번째 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의 핵 교리가 지도부와 지휘통제 체계에 대한 임박한 위협 또는 임박했다고 인식되는 위협이 있을 경우 핵무기를 '자동' 선제 사용하는 방향으로 바뀐 점도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성·영상 정보 등으로 우리는 검증 역량을 갖추고 있고 기만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블랙홀'로, 우리가 접근하지 못하는 정보가 상당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북 2차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AP·연합
◇ "김정은, 대미 정상화 원하지만 핵보유국 인정 요구"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김정은이 부친 김정일·조부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을 통한 국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9년 2월 27일~28일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관련 조치의 대가로 2016년 이후 부과된 유엔 안보리 제재 완화를 요청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일정한 신뢰를 쌓은 덕분에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재회담 의사를 조건부로 내비쳤다고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전했다.

다만 그는 발표문을 통해 미·이란 전쟁, 미·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긴장, 중국·러시아의 북한 핵보유국 사실상 수용이 맞물리면서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포기한 것으로 봐도 놀랍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북한은 이를 승리로 챙기고, 중국·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과의 핵 비확산·군비통제 협상론에 대해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는 미국이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북한 정권의 신념을 강화하고, 핵 비확산 체제 전반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발표문에서 북핵이 2026년 한미동맹의 최대 과제라고 규정하면서도, 주한미군 약 2만8500명의 대만 해협·남중국해 활용 논의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지원 문제가 동맹의 추가 과제로 꼽았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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