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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IB·운용’ 미래에셋 ‘리테일·해외’… 서로다른 전략적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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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3. 23. 17:57

순익 신기록… 오너경영체제 공통점
한국투자증권, 운용 순이익 2조 육박
'21조' 업계최고 발행어음이 엔진 역할
미래에셋, 리테일·연금기반 수익 구조
亞네트워크 ↑ 글로벌 법인 회수 단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나란히 사상 최고 순이익을 거두면서 업계 양강 구도를 굳혔다. 두 회사 모두 강력한 리더십 기반의 오너 경영 체제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성장의 뿌리와 수익 구조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렸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업을 위시한 전사적 운용 역량으로 총 순이익에서 앞섰다면,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리테일·연금 기반과 전 세계에 뻗은 해외 법인망을 통해 글로벌 수익 구조를 공고히 했다.

이 같은 차이는 각 사가 집중한 전략적 경로가 구체화된 것으로,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강점을 최대한 살린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장 변동성을 기회로 활용해 막대한 운용 수익을 거둔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오랫동안 공들인 글로벌 투자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처럼 두 회사의 강점이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면서, 증권사 경쟁이 비즈니스 모델의 깊이를 겨루는 국면으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각 사의 작년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세전 순이익은 2조6634억원,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은 2조79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총 순이익 우위를 만든 핵심 동력은 단연 운용 부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운용(배당금·기타 포함) 관련 총 순이익은 1조9219억원으로, 같은 부문에서 미래에셋증권이 거둔 1조2285억원보다 56.4% 많았다.

2조원에 육박하는 운용 이익의 중심에는 발행어음 사업이 있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기업금융·부동산·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운용하면서 두터운 수익을 낸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직전 연도 대비 24.0% 증가한 21조480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가운데 10조9800억원이 기업금융에, 2조3900억원이 부동산에 투자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의 운용 질주 뒤에는 잘 키운 자회사들의 뒷받침도 있었다. 실제로 한투증권은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증권의 홍콩 법인 및 관계사인 카카오뱅크로부터 작년 한 해에만 2979억원의 배당금 수익을 거뒀다. 한투증권의 투자은행(IB) 부문 순이익은 403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 IB 순이익 1613억원의 2.5배 수준에 달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안정적인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확장된 자본 역량을 활용해 차별적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미래에셋증권은 리테일과 해외법인이 실적 우위를 이끌었다. 지난해 미래에셋의 리테일 부문 순이익은 1조2091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의 리테일 순이익 5468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미래에셋증권의 리테일 수익성은 업계 1위권인 고객 자산에 기인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외 고객자산은 602조원에 달한다. 이 중 연금자산은 총 57조8000억원으로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적립금 기준으로는 전 금융권 1위다.

해외 법인 실적 우위는 타 부문보다 더욱 가시화되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법인 총 순이익은 4981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 해외 법인 순이익 899억원보다 다섯 배 이상 많다. 미래에셋증권 미국 법인은 지난해 18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홍콩 법인과 베트남 법인은 각각 1174억원, 41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자회사인 인도 쉐어칸 증권사는 388억원의 순이익이 나왔다.

이는 글로벌 전략가로서 박현주 회장이 고수한 장기 투자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자본의 약 70%를 WM·글로벌 부문에 집중 배치하며 IB 중심의 한국투자증권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박 회장 전략에 따라 구축된 홍콩·싱가포르 신디케이션 조직은 미래에셋만의 독보적 자산으로 꼽힌다. 이들은 단순 이메일 영업을 벗어나 현지 상주를 통한 네트워크 관리로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법인의 수익 격차가 경쟁사들이 추격하기 힘든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부터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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