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운영 등 얽힌 구조…단기간 대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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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항공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이런 시선이 다소 단편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항공업은 일반 제조업과 결이 다른 산업입니다. 국가 간 정치·외교·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데다, 단 한 번의 사고도 허용할 수 없는 안전이 전제돼야 유지됩니다. 즉 항공업은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기술이 요구되는 국가 기간산업이자 기술 전문 영역입니다.
대한항공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 산업의 특수성은 더욱 명확해집니다. 조중훈 창업주는 한국전쟁 직후 경영난 속에서도 트럭으로 물자를 실어 나르며 수송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이후 적자 상태였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할 당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익을 위한 소명"이라며 승부수를 던졌던 역사는 오늘날 대한항공의 뼈대가 됐습니다.
고(故) 조양호 회장 시기에는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국제선 확대와 고객 서비스 개선을 통해 외형뿐 아니라 운영 시스템 전반이 고도화됐고, 이는 단기간에 구축되기 어려운 자산으로 남았습니다.
이제 바통을 이어받은 조원태 회장은 또 다른 시험대에 서 있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마무리'라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중대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합 이후 시너지와 조직 안정화 여부는 향후 대한항공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항공사는 돈만 있다고 운영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장기간의 투자와 운영 경험, 그리고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함께 쌓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진그룹 오너 일가를 둘러싼 비판이 종종 나오면서도, 대를 이어 축적된 운영 경험과 '수송보국'이라는 경영 철학이 쉽게 사라지긴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지분은 분명 경영권에 있어 중요한 변수입니다.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 지분 경쟁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대한항공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자본의 논리를 넘어선 '축적의 결과물'이 있습니다. 수송보국으로 시작된 80년의 전문성을 누가 책임감 있게 이어갈 수 있느냐는 본질적인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한진그룹을 둘러싼 변화 역시, 거대한 자본의 흐름보다 이 산업이 지닌 고유한 '무게감'의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