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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총리, 러시아 찾아 원유·가스·원전 협력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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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3. 25. 14:51

석유·가스 전방위 협력 협정 체결, 원전 2기 건설도 합의
"4월까지 이란전쟁 이어지면 심각한 위기"… 10% 성장 목표에 빨간불
RUSSIA VIETNAM DIPLOMACY <YONHAP NO-0089> (EPA)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왼쪽)가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회담 후 열린 서명식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러시아를 공식 방문해 석유·가스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에도 합의했다. 이란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이 흔들리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와 로이터통신·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찐 총리는 전날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회담하고 무역·투자·에너지 분야의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양국은 이날 석유·가스 분야에서 교역·탐사·채굴·인력 양성 등 전 영역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페트로베트남과 베트남전력공사(EVN)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저장 항만 인프라 및 LNG 발전소 건설을 지원하는 합의도 이뤄졌다.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 협정은 이번 방러의 핵심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방러는 베트남이 이란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에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준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베트남의 A95 휘발유 가격은 50%, 경유는 70% 올랐다. 찐 총리는 러시아 방문에 앞서 카타르·쿠웨이트·알제리·일본에도 전화를 걸어 연료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는 4월 말까지 석유제품 수입 관세를 0%로 낮추고, 연료에 대한 환경보호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가격안정화기금을 투입하는 등 비상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기업에는 재택근무를, 국민에는 자가용 사용 자제를 권고한 상태다.

하노이 소재 싱크탱크 비엣노우의 하 호앙 헙 대표는 SCMP에 "에너지가 이번 방문의 전략적 핵심"이라며 베트남이 중동 공급 불확실성 속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와의 석유·가스·원전 협력 심화가 걸프 및 OECD 파트너와 함께 베트남에 또 하나의 "전략적 기둥"을 제공한다고 짚었다. 그는 베트남이 일본의 전략 비축분 접근과 걸프·아프리카 공급국과의 장기 원유·천연가스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에너지 위기가 베트남의 경제 목표와 신임 지도부의 정당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호놀룰루 다니엘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센터의 알렉산더 부잉 교수는 "에너지가 부족한 현재 상황이 올해 두 자릿수 성장 목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베트남 신임 지도부의 정당성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잉 교수는 "4월까지 이란전쟁이 이어지면 베트남은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칼 테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명예교수는 찐 총리가 각국에 요청한 연료 지원이 실제로 이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쿠웨이트와 카타르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발이 묶여 있고, 알제리·앙골라·일본이 얼마나 빨리 움직일 수 있을지도 전쟁의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의 가격안정화기금 보조금도 현재 소비 수준으로는 15~30일밖에 버티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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