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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장학금’ 명목으로 北노동자들에 500억 원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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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승인 : 2026. 03. 25. 17:22

러시아 ‘소제이스트비예’ 대학 ‘장학사업’으로 北에 자금 이전
北인력, 표면적으론 어학원·기술대학·직업훈련 과정 등록자
실질적으로는 상근 건설 노동·벌목·산업 노동에 배치
제목 없음
북한인권시민연합이 25일 발표한 '무기개발과 사회 억압을 지탱하는 자금구조' 보고서./제공=북한인권시민연합
신규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및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본국 송환을 규정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유학생 신분으로 위장한 노동자를 파견하고 러시아는 이들에게 '장학금' 명목으로 임금을 우회적으로 지급했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이 25일 벨기에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무기 개발과 사회 억압을 지탱하는 자금 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소제이스트비예 대학은 지난 2023년 10월부터 2025년 6월까지 76개의 러시아기업으로부터 약 500억 원(27억 루블)을 지원받아 이를 유학생으로 위장한 북한 노동자들에게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시민연합은 소제이스트비예 대학의 금융 기록 분석을 통해 대학이 북한 노동자 1인당 약 33만~470만 원(1만8000~25만 루블) 수준의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2024년 기준 러시아 고등교육 기관이 학생 1인에게 지급한 평균 장학금 약 7만 원(45달러) 대비 최대 6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렇게 지급된 임금은 북한 당국이 몰수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유엔 결의 2397호 이후 러시아 교육기관 및 사설 중개자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학생·연수·기술교류 비자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노동자를 파견해 왔다. 소제이스트비예 대학으로부터 장학금 명목의 임금을 수령한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의 대규모 육류, 농업 및 의류 분야에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소제이스트비예 대학은 이른바 '장학사업'을 통해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한 러시아 기업들에 자금을 이전하고 있다"며 "이 대학의 창립자인 알렉산드르 표도르비치 판필로프(Alexander Fyodorovich Panfilov)는 한국의 대북제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 노동 인력은 표면적으로는 어학원, 기술대학 또는 단기 직업훈련 과정에 등록된 것으로 처리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상근 건설 노동, 벌목 또는 산업 노동에 배치되는 군 인력"며 "군인들은 러시아 내에서는 상급자들에게 군대식 경례를 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노동자들의 강제 노동으로 벌어들인 외화를 북한의 특수 군 관련 기관과 연계된 기업들의 계좌로 직접 흘러들어간다고 밝혔다. 우라늄 채굴과 핵·탄도미사일 사업을 담당하는 '131 원자력지도국'과 '제2경제위원회 93국', 무기 및 탄약 수출 관련 조직들이 대표적이다.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노동으로 벌어들인 외화는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과 같은 북한 체제 유지 기관들의 운영비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보고서는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강성회사' 등 북한 군부 연계 기업과 '릉라', '젠코(Zenko/Genco)', '친선' 등 '39호실' 연계 기업들이 여전히 러시아에서 성업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 발효 이후 러시아에서 노동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거나 이를 목격한 탈북민,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관리자급 탈북민 등 8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번 보고서를 마련했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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