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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는 2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내 임기 안에 반드시 돌파구를 열어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납치피해자 귀국 실현을 위해 직접 김정은과 회담에 임할 생각"이라고 밝혀, 개별 피해자 가족들 앞에서 밝힌 기존 입장을 국회 답변에서도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납치 문제 해결을 "국가 주권과 국민 생명에 관한 양보할 수 없는 과제"로 규정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각 출범 이후 납치대책본부 각료회의를 잇따라 주재하며 해결 의지를 반복적으로 표명해왔다.
특히 총리는 지난 19일(미국 현지 시간)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과 직접 회담할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피해자 전원 귀환 실현을 위해 미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전면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일본 정부는 이 발언을 납치 문제에 대한 실질적 외교 지원 약속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계획의 차질도 있었다. 일본 정부는 당초 3월 말에서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시점을 활용해 대중(對中) 협력 공조를 강화할 구상이었다. 납치 문제 해결에는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중동의 이란 정세가 급박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이 연기됐다. 정부 관계자는 "원래라면 베스트 타이밍이었지만 일정 변경으로 기회를 놓쳤다"며 "시간이 지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인상도 희미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일본 내 납치문제의 전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1970~80년대 일본 국민 여러 명이 북측 요원에 의해 납치된 사건이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17명을 '인정피해자'로 분류하고 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평양 방문 때 북한은 13명 납치를 시인하고 그중 5명을 귀국시켰지만,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이미 사망했다"고 주장해왔다.
이후 일본 정부는 북한의 설명을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 전면 재조사를 요구해왔으나, 북핵·미사일 문제와 맞물려 교섭은 수년째 교착상태에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납치문제 해결 없이는 일북 국교정상화는 없다"고 못 박았고,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역시 이 방침을 계승했다. 다카이치 내각은 이를 한층 '가시적 성과'로 전환하려는 구상이다.
정치권 내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장기정권 기반을 바탕으로 '대북 직접외교'에 나서면서 '납치문제 해결 총리' 이미지를 각인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일본 측 제안에 응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중 정세 변화로 외교적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국회 답변에서 "어떠한 수단이든 피해자 귀국 실현을 위해 총력으로 임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총리의 발언이 실제 협상 진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지만, 납치 피해자 가족회는 "총리의 확고한 의지 표명 자체가 중요한 메시지"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