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단독] AI 앵커가 전한 속보의 정체는 ‘전자담배 광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25010007116

글자크기

닫기

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5. 26. 05:00

SNS서 생성형 AI 활용한 뉴스 형식 '전자담배 광고' 확산
일반 광고에 비해 정보 컨텐츠로 받아들일 가능성 커
'AI 의사 광고'는 금지 됐으나 'AI 앵커 광고'는 아직
clip20260525143402
생성형 AI로 만든 뉴스 형식 광고. /인스타그램 갈무리
"[단독] 시판 무니코틴 액상에서 메틸·합성 성분 검출.", "무니코틴 믿었다가 뒤통수 맞은 소비자들."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확산 중인 영상이다. 영상 속 앵커는 뉴스 스튜디오 화면 앞에서 전자담배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화면 하단에는 실제 방송 뉴스처럼 속보 자막과 그래픽이 나온다. 또 다른 화면에는 '[단독]' 문구와 함께 분석표가 등장한다. 그러나 이는 실제 언론 보도가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가짜다. 언뜻 보면 뉴스 같지만 영상 말미에는 특정 전자담배 제품 광고가 이어진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기사와 방송 뉴스 형식을 차용한 전자담배 광고가 확산하고 있다. 생성형 AI로 만든 앵커와 자막, 화면 등으로 광고를 뉴스처럼 보이도록 연출하는 방식이다.

25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SNS에는 이 같은 형식의 광고 영상이 다수 게시됐다. 광고는 먼저 "기준치 초과 검출", "신뢰 흔들" 등 문구와 함께 AI 앵커가 스튜디오 화면에서 논란을 설명하며 소비자 불안을 자극한 뒤, 자사 제품 분석표와 제품 이미지·검사 결과 화면을 차례로 보여준다. 이어 "메틸·합성 성분 불검출", "검사를 통과한 제품" 등의 문구를 내세워 자사 제품을 대안처럼 제시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콘텐츠가 일반 광고보다 정보성 콘텐츠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숏폼 특성상 이용자는 몇 초 안에 영상을 소비하기 때문에 광고 여부를 세밀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현행법상 AI로 생성한 의사·전문가가 실제 의료인처럼 등장해 제품 효능을 설명하는 광고는 규제 대상이다. 지난 4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기만 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시·광고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다만 현재 규제는 'AI 의사'에만 머물러 있다. 기사·방송 뉴스 형식을 빌린 AI 광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규정이 모호하다.

이에 대해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광고는 소비자가 광고라는 사실을 알고 보지만, 뉴스 형식을 차용한 AI 앵커 광고는 객관적인 정보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뉴스 포맷 자체가 가진 공신력 때문에 소비자의 경계심이 낮아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전자담배처럼 건강과 관련된 제품은 청소년같은 소비자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AI 기술 자체보다 소비자가 광고를 정보로 오인하게 만드는 방식 자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창현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AI 앵커를 활용한 전자담배 광고는 뉴스 형식을 모방해 광고와 정보의 경계를 흐려 이용자의 신뢰를 악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생성형 AI는 사람처럼 보이는 권위를 저비용으로 무한 복제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AI 활용 여부를 보다 명확하게 표시하는 등 디지털 공론장 신뢰를 지키기 위한 사회적 기준과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