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카드·증권까지…업권별 맞춤형 지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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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 5대 금융그룹은 간담회를 갖고, 중동상황으로 인한 위기에 대비한 공조 체계를 구체화했다.
중동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상승 영향으로 휘발유 가격은 1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안정자산인 채권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를 넘어서는 등 국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과거 금융시장 불안 국면에서 활용됐던 채권시장 안정 수단을 기반으로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 기능을 포함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유동성 공급까지 범위를 넓혔다. 필요할 경우 주식시장 안정 장치도 연계할 수 있도록 설계해, 사실상 전 금융시장에 걸친 방어막을 마련한 셈이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 역시 단순한 보완 수준을 넘어 공급 규모 자체를 확대했다. 기업 자금 수요 증가에 대응해 이들 기관을 통한 지원 여력을 키웠고,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고금리와 비용 부담에 직면한 소상공인과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 한 저금리 자금 공급도 병행한다.
민간 금융권도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은 총 53조원+α 규모의 자금을 풀어 기업과 가계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신규 자금 공급뿐 아니라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금리 부담 완화 조치까지 포함되면서 실제 체감 효과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장 맞춤형 지원을 위해 업권별로 대응 방식에 차이를 뒀다. 은행권은 수출입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운영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외환 관련 비용 절감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는 가계의 고정지출 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험료 납입 부담을 조정하거나 보험금 지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으로 단기 유동성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부 손해보험사는 유가 변동에 따른 운행 패턴 변화를 반영해 상품 구조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업권은 생활 밀착형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주유·교통 등 필수 지출과 관련된 할인 혜택을 확대하고, 생계형 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상환 유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체감도를 높이는 방향이다.
증권업계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투자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요 거시 변수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시장 급변 시 안정 조치에 참여해 투자 심리 위축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과 실물경제가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을 막는 것이 이번 대응의 핵심"이라며 "유동성 공급과 금융 지원을 통해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