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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분쟁이 본격화된 2월 28일 이후 중동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일본에 도착한 것은 처음이다. 원유는 홍해를 거쳐 말레이시아 앞바다에서 다른 유조선으로 옮겨 실린 뒤 일본으로 들어왔다.
태양석유에 따르면 사우디 선적 유조선은 3월 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양부항을 출항했다. 이 배에는 118만 배럴의 원유가 실렸고, 홍해를 지난 뒤 말레이시아 앞바다에서 마셜제도 선적 유조선에 64만 배럴을 옮겨 실었다. 이 유조선은 28일 이마바리시 앞바다에 도착했으며, 29일부터 부두에 접안해 배관을 통해 탱크로 원유를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다. 반입은 30일 중 끝날 전망이다.
이번 운송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우회 경로를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태양석유는 북미와 동남아시아에서도 원유를 조달하고 있으며, 이번 운송은 중동 정세와 무관하게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동 정세가 급변한 뒤 실제 첫 반입이 이뤄지면서, 일본 정유업계가 직면한 조달 불안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태양석유는 이번에 들여온 원유 외에도 말레이시아 해상에서 다시 실은 54만배럴이 4월 이후 시코쿠사업소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시코쿠사업소는 세토내해에 면해 있으며, 가솔린 등 석유제품을 하루 13만8000배럴 정제할 수 있다. 본사는 도쿄도 지요다구에 있다.
태양석유는 이날 야마모토 료타 사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원유 조달 환경은 매우 불투명하다"며 "새로운 원유 공급원을 확보하고 보다 유연하고 다층적인 공급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밝힌 대응은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운송 경로를 나눠 위험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본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조달 환경이 흔들리자, 우회 항로와 해상 환적을 포함한 복수의 운송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홍해 경유와 해상 환적은 운송 경로가 길고 절차도 복잡해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중동산 원유의 안정적 수송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일본 에너지 안보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