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합동 투표로 대통령 선출
2021년 쿠데타 5년 만에 '민간 정부' 외양 갖추기
후임 사령관에 최측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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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흘라잉 총사령관은 전날 지난 2011년부터 15년간 유지해 온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직에서 사임하고, 새로 소집된 하원에서 부통령 후보로 추대됐다. 미얀마 헌법에 따라 상·하원이 각각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면, 군부가 지명한 1명을 포함해 총 3명의 후보를 두고 의회 표결을 거쳐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최종 투표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를 통치해 온 군부는 지난해 12월~올해 1월 총선을 치렀으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등 주요 야당을 배제했다. 그 결과 군부 후원 정당인 연방단결발전당(USDP)이 압승을 거뒀다. 유엔과 다수 서방 국가는 이 선거를 "사기"라고 비판했고, 아세안도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흘라잉은 권좌에서 물러나면서도 군부에 대한 확고한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는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별도의 이양식을 통해 자신의 최측근인 예 윈 우 장군에게 군 최고사령관직을 넘겼다. 예 윈 우 신임 사령관은 2020년 미얀마 정보수장에 임명된 데 이어 이달 초 육군 참모총장으로 승진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최고사령관에 오르는 파격적인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독립 정치 분석가인 아웅 쩌 소는 그가 두 달 만에 두 번의 주요 승진을 거친 것은 흘라잉의 가장 충성스러운 측근임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태국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인 미얀마 전략정책연구소 역시 예 윈 우가 쿠데타 이후 군사 행정의 최정점에서 가장 민감한 직책을 맡아왔다고 분석했다.
흘라잉의 이번 행보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잔혹한 무력 진압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미얀마에서는 지금까지 계속되는 내전으로 약 9만 3000명이 목숨을 잃고 360만 명 이상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최악의 경제난과 훼손된 군부의 위신 속에서도 흘라잉은 지속적으로 대통령직을 향한 야망을 드러내 왔다. 독립 분석가인 틴 쩌 에이는 "이것은 처음부터 흘라잉의 목표였다"며 "군 지도자로서 통치하던 것을 대통령으로서 통치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법학을 전공한 뒤 군에 입대한 흘라잉은 충성파에게 주요 요직을 내어주고 정적을 가혹하게 처벌하는 방식으로 엘리트 계층을 관리해 온 무자비한 전략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2017년 로힝야족 75만 명을 방글라데시로 쫓아낸 잔혹한 탄압을 지휘해 일찌감치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