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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위기가구 비극…데이터 사각지대 해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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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3. 31. 18:10

신청주의 개선·직권 신청 확대 논의
데이터 기반 발굴 확대 속도
개인정보 침해·보이지 않는 빈곤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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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 앞에 어르신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연합
위기가구 사망 사건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발굴과 신청주의 개선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발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 전달체계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짚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탈(脫)신청주의를 벗어나기 위한 데이터 활용 확대는 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 새로운 숙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보건복지부는 정은경 장관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위기가구 사망 사건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직원 신청 활성화 방안과 지원 대상자가 복지급여를 신청해야만 하는 신청주의 개선에 대해 다뤘다. 이어 극단적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긴급복지 선정 기준 완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정부의 제도 개선과 발맞춰 지자체도 현장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똑똑안부서비스' 'AI안부든든서비스' 등 다양한 모델 등을 운영하며 통신 데이터와 전력 사용량까지 분석해 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포착하고 있다. 또 단전·단수·체납·금융 연체 등 47종 정보를 연계해 2개월마다 약 20만명의 위기 의심 가구를 선별한다.

이밖에 울산시는 신청 중심 복지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명예사회복지공무원 330명을 이웃돌봄지기로 선발하고 '선지원-후조사' 방식을 도입하며, 전주시는 '전주함께복지' 성금을 활용해 사회적 고립 가구를 대상으로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근본적인 한계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복지급여 신청주의가 수급자에게 제도 이해와 서류 준비, 심리적 부담을 동시에 지우면서 사각지대를 유발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신청해야만 지급되는 구조'는 위기 상황에 놓일수록 오히려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고 봤다.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이 개인정보 침해와 데이터 부정확성, 소유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국가가 복지 수급 자격 확인을 명분으로 개인의 금융·소득·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개인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또 건강보험료 미납, 공과금 연체 등 행정 데이터로 포착되는 체납이나 실직 등은 비교적 빠르게 걸러낼 수 있지만, 가족돌봄이나 사회적 고립처럼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는 여전히 시스템 밖에 남는 점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이주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득·재산 조사가 불필요하거나 단순한 아동수당 등의 보편적 급여부터 자동화를 우선 적용하되, 공공부조 영역은 제도의 단순화 작업을 선행한 후 단계적으로 자동 지급 범위를 확대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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