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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적극 중재 역할 자임 中, 美에 파상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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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6. 04. 01. 16:33

중-파 외교장관 회담에서 적극 자임
대만 야당 국민당 주석까지 초청
정상회담 앞두고 총공세 전략 농후
향후 상당 기간 동안은 G2 국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의 중국이 최근 중동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는 행보 등을 통해 글로벌 패권 국가 미국의 아성에 도전하는 행보를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여러 정황에 비춰보면 정말 절묘한 타이밍을 잡은 채 상당히 선전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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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이스하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31일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가지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국은 이 회담을 통해 중동 전쟁의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글로벌 패권 국가 미국의 위상에 도전하는 행보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중국 외교부.
진짜 그런지는 중동 전쟁 개전 초기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침묵에 가까운 신중론을 펼치는 것 같았던 행보가 확연히 달라진 사실에서 잘 알 수 있다. 그동안 언제 거리를 두면서 사태를 관망했나 싶게 파키스탄과 손잡고 적극적 중재자로 나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국제적인 호응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일 전언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은 전날 베이징에서 이스하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가진 회담을 통해 '걸프·중동 지역 평화·안정 회복에 관한 5대 이니셔티브' 문건을 발표했다. 내용은 △ 적대 행동 즉각 중단 △평화 회담의 조속한 개시 △비군사 목표물의 안전 보장 △항로 안전 보장 △유엔 헌장의 우선적 지위 보장 등을 촉구하는 것들로 돼 있다.

꽤 설득력을 가지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작심한 채 문건을 준비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그동안의 침묵은 결정적 한방을 이끌어내기 위한 숨고르기였다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국제문제 평론가 P모씨는 "중국이 중동 전쟁 중재에 소극적이었다고 할 수 없다. 그동안 G2 국가로서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냈다. 그러던 중에 적절한 때가 왔다. 그래서 당초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다"면서 침묵을 지키다 적극 나서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친중 성향의 대만 제1 야당 국민당의 정리원(鄭麗文) 대표를 7일부터 12일까지 초청하기로 한 최근 결정 역시 중국이 G1 미국의 아성과 권위에 도전하려는 행보와 일정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해야 한다. 현재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대만 독립을 당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적의 적은 친구'라는 속담이 있듯 미국의 은근한 지지도 받는다. 중국의 위협에 대비한다면서 지난해 말 미국산 무기 및 장비 구입을 위한 1조2500억 대만달러(60조원) 규모의 막대한 국방 예산을 편성한 탓에 호감 역시 사고 있다.

반면 제1 야당 국민당은 다르다. '하나의 중국'을 국시로 하는 만큼 미국으로서는 크게 내키지 않은 상대라고 해야 한다. 중국으로서는 이런 국민당의 주석을 초청해 대화를 가질 경우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국민당이 미국을 흐뭇하게 만든 민진당의 국방 예산 편성에 어깃장을 놓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중국이 국민당을 이용하는 이이제이 전략으로 미국에게 불의의 공격을 가했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 보인다.

유럽의회 의원 대표단이 지난달 31일 8년만에 방중, 2일까지 일정을 이어가는 사실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 각국들 대부분이 중동 전쟁에 실망한 나머지 미국보다는 중국이 더 합리적이면서도 글로벌 리더 국가로 적합하다는 인식을 최근 하기 시작했다면 분명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5월 14∼15일 열릴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위상에 도전하면서 파상적인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는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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